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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이야기(66) “칼빈의 생애와 사상”(7) 2007.1.31
“하나님 중심주의”
칼빈의 종교개혁 운동의 중심은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영광에 있었다. 루터가 회개와 사죄와 구원을 그 신학의 중심으로 삼았다면 칼빈은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영광을 그 신학의 중심으로 삼았다고 하겠다. 칼빈은 그의 「기독교 강요」를 칭의의 문제로 시작하지 않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의 문제로 시작했다. 칼빈은 우주와 시간과 역사의 주인이신 엄위하신 하나님에 대한 경외에 사로잡혀 있었다. 제네바의 카톨릭 감독 이었던 사돌레토(Sadoleto)가 자기 교구의 신도들이 칼빈에게로 떠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25년의 역사를 가진 칼빈의 교회보다는 1300여 년의 긴 역사를 가진 가톨릭 교회 안에 구원 얻을 확률이 더 많다고 말했을 때 칼빈은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칼빈은 구원 문제로 항상 염려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올바로 예배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
“사람으로 하여금 삶의 최고의 목적인 하나님의 영광에 대해 열성을 가지게 만드는 대신 자기 자신의 구원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사람은 신학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하겠다. 하나님은 그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 사람의 본분이 되게 하기 위해 우리를 구원하실 때 그의 이름을 높이고 확장시키고자 하는 열성을 함께 주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자기 자신의 구원보다 더 높은 목적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참된 경건으로 옷 입은 자는 누구나 장래의 구원에 관심을 두라는 당신의 호소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요. 왜냐하면 당신의 호소는 사람으로 하여금 전적으로 자기 자신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도록 격려하지 않기 때문이요.” (칼빈과 사돌레토와의 대화)
칼빈이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높이며 강조한 글을 이미 살펴보았지만 여기 그 글의일부를 다시 옮긴다. 칼빈이 1536년에 저술한 「기독교 강요」 제1권 17장 11절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하나님의 섭리의 빛이 성도에게 비칠 때 그는 극심한 불안과 공포와 모든 염려로부터 자유 함을 누린다. 성도의 위로는 그가 하나님의 보호하시는 손안에 있고 천사들의 보호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한 물이나 불이나 쇠뭉치도 그에게 아무런 해도 미칠 수 없음을 아는데 있다.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무지야 말로 비극의 극치(ultimate of all miseries)요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지식이야 말로 최고의 행복(highest blessedness)이다.”
칼빈은 1555년에 행한 「신명기 설교」에서도 그의 하나님 중심적 개혁 사상을 분명히 나타냈다.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일과 관련하여 그 주 목적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원수의 손에서 구원하여 우리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오래 살도록 하시는데 있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주 목적은 우리가 하나님을 영원한 구주로 인정하고 그를 경외하며 살면서 그의 인도하심을 따르고 그래서 순례의 길을 마친 후 우리를 위해 하늘에 예비해 두신 영원한 기업을 누리는데 있다.”
“우리의 모든 기도는 하나님의 뜻과 일치되어야 한다. 만약 열성이 지나쳐서 깊이 생각하지 않은 그 무엇을 구했다면 곧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뜻대로 되기를 원합니다’ 라고 기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병중에 있는 자식이나 아내를 위해 다음과 같이 부르짖으며 기도할 수 있을 것이다. ‘오 나의 하나님, 나를 불쌍히 여기지 않으십니까? 내가 이렇게 끝까지 고통을 당해야 합니까?’ 그와 같은 기도는 잘못된 기도이다. 다음과 같이 기도를 고쳐서 해야 한다. ‘오 나의 하나님, 실로 이것이 나의 소원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 이유를 충분히 아십니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것을 당신께 맡기며 순종합니다. 오 주님이시여 나 자신과 나의 모든 것을 당신의 뜻을 따라 처분하시옵소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시련 하실 때 우리는 그의 손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하면 안 된다. 오히려 모세의 본을 따라야 한다. 모세는 백성에게 약속된 기업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그를 지도자로 삼으셨지만 이제 그가 죽기 전에 좌천을 당하여 면목을 잃게 되었고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다. 사실 애굽에서 나온 사람들 중에서 모세보다 더 자격이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그는 얼마든지 불평을 늘어놓을 수 있었다. ‘내가 이 백성들을 인도하느라고 얼마나 많은 시련을 당했습니까! 당신은 나의 손을 사용하며 이적들을 행했습니다. 나는 지금도 당신의 영예와 백성들의 구원에 대해 지치지 않는 열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는 못 들어가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만 들어 간다고요??’ 모세는 한걸음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이 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좋습니다. 하나님, 나와는 끝장입니다. 좋습니다. 나는 이제 당신과 상관이 없습니다. 나는 떠납니다. 다른 사람이나 쓰시지요.’”
“그러나 모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비록 하나님께서 모세를 사람들 앞에서 면목없게 만들고 그가 그렇게도 원했던 것을 거부하시고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앞서 가게 하셨어도 모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의 친구들이여, 내가 여기서 죽어도 나는 나의 의무를 끝까지 수행할 것이요.’ 그는 백성을 원망하며 그들 때문에 그가 유업을 잃게 되었다고 말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세는 이렇게 말했을 뿐이다. ‘하나님께서 내가 요단을 건너 약속의 땅으로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했소.’ 아무런 불평이나 원망이 그의 입술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은 것이었다. (No murmurs or blasphemies on his lips. He crucifies himself.) 오! 제네바의 사람들아, 멍에를 메기 싫어하는 젊은 송아지 같이 되지 말라. 하나님께서 당신들을 지으신 목적은 그를 섬기고 높이며 그에게 전적으로 헌신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지금 제네바의 기독교를 바라보라. 20여 년 동안 이곳에 복음이 전파된 것은 벽들마다 복음의 소리를 발하고 길거리 마다 진리의 빛을 들어내기 위함이었는데, 이 성난 짐승들은 뿔난 황소들처럼 하나님을 반역하고 있다” (신명기 설교)
나는 얼마 전에 모세에 대한 설교를 하면서 이렇게 결론을 지은 일이 있다. 그 일부를 여기 옮긴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쓰시던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이었지만 마지막까지 ‘버림’을 받는 삶을 살다가 죽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모세의 죽음에 대한 신비가 있습니다. 모세는 마지막 순간에 하나님의 손으로 ‘건짐’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하늘로 데려 가시려는 ‘구실’을 만들기 위해서, 모세를 자기 곁에 두시고 싶어서, 모세를 일부러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셨는지도 모릅니다. 얼마나 놀랍고 신비로운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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