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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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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5) “초대교회에 일어난 이단운동”CBS기독교TV방송(목 오전9:55, 주 새벽:0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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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5) “초대교회에 일어난 이단운동”
“김명혁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라는 주제로 다섯 번째 강의를 합니다.
지난 번에 “박해와 순교”에 대한 이야기를 두 번 계속해서 했습니다. 박해가 초대교회가 당면했던 아주 어려운 문제들 중의 하나였지만 박해가 교회에 꼭 필요하고 유익한 기회와 방편이 되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박해 뒤에는 사탄 마귀의 공격이 있었지만 박해가 있었기 때문에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고 순결해지게 되었고 성장하고 성숙하게 되었다는 말씀 드렸습니다. 저의 강의를 들으신 CBS의 윤병대 편성국장님께서 다음과 같은 격려의 글을 저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오늘 박해와 순교(1) 방송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박해와 순교라는 내용 자체가 자칫 감상적이고 장광설에 치우칠 수 있는 내용인데 목사님께서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서 담담한 어조로 말씀을 풀어 내시니 그것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제가 CBS 방송국에 강의하려 오는 것이 부담이 된다고 말을 했더니 저를 격려하기 위해서 친절한 글을 보내주신 것 같습니다. 하여튼 윤병대 장로님에게 감사를 드리고 그리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신 시청자 여러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우리 신앙의 선배들의 순교적 삶과 죽음을 돌이켜볼 때마다 가슴에 깊은 충격과 감동을 받습니다. 그리고 한 없는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지난 두 주일 강변교회에서 주일설교를 하면서도 저는 이런 고백을 자주했습니다. “고난과 수고를 기뻐했던 우리 신앙의 선배들과 순교자들의 삶에 비추어보면 솔로몬의 영광만을 추구하는 우리들은 모두 가짜입니다. 저는 가짜 목사이고 가짜의 괴수입니다.” 그런데 지난 주일 우리 교회에 처음 나온 대학원 학생 두 명이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에 새로 나오기 시작한 법과대학 교수 한 분이 대학원생 두 명을 데리고 온 것이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교회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그 대학원생 두 명이 교수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이 교회의 목사님은 자격증을 못 땄나요? 가짜 목사라고 하시니까요.” 법대 교수님은 그 말의 뜻을 설명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했습니다. 웃기는 이야기이지만 서글픈 이야기입니다. 사실 우리 신앙의 선배들의 고난과 수고와 순교의 삶과 죽음에 비하면 우리들은 모두 가짜라는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초대교회에 일어난 이단 운동”이란 주제로 다섯 번째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단도 박해와 마찬가지로 초대교회가 부딪혔던 아주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이단의 뒤에도 사탄 마귀의 공격이 있었습니다. 이단은 참으로 대처하기 힘든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이단도 교회의 신앙이 순수하게 다져지고 분명하게 다져지는 기회와 방편이 되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의 신성을 부인하는 유대주의적 이단들 때문에 예수님의 신성이 확립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인성을 부인하는 헬라주의적 이단들 때문에 예수님의 인성이 확립되었습니다. 삼위 일체를 부인하는 각종 이단들 때문에 삼위 일체의 교리가 확립될 수가 있었습니다. 이단이 참으로 대처하기 힘든 어려운 문제였지만 이단은 교회의 신앙이 순수하게 다져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 때문에 그리고 십자가의 피의 능력 때문에 극심한 박해도 그리고 간악한 이단들도 하나님의 교회를 무너뜨릴 수가 없었고 오히려 하나님의 교회를 보다 순수하고 보다 튼튼하고 보다 바르게 성숙시키고 성장시키는 기회와 방편들이 되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사탄 마귀 그 놈들도 하나님의 일을 방해하는 원수들이지만 결국에 가서는 하나님의 섭리와 뜻을 이루는데 도구들로 쓰여진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박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이단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사탄 마귀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롬8:31,35,37).
“이단은 미친개처럼 피해야” “이단에 대해서는 귀머거리가 되십시오.”
그렇다고 이단을 너그럽게 보고 용납해도 된다는 말은 절대로 아닙니다. 이단을 조심하라고 경고하신 분이 바로 예수님 자신이었습니다. “너희가 사람의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많은 사람을 미혹케 하리라”(마24:4,5). 사도 바울과 사도 요한도 이단의 위험성을 강한 어조로 경고했습니다. “우리나 혹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찌어다”(갈1:8). “누구든지 이 교훈을 가지지 않고 너희에게 나아가거든 그를 집에 들이지도 말고 인사도 말라 그에게 인사하는 자는 그 악한 일에 참예하는 자임이니라”(요이1:10,11). 신약 시대에 나타난 두 가지 이단은, ‘유대주의적’ 이단과(갈4:10), ‘헬라주의적’ 이단(요일4:1-3)이었습니다.
이단은 속 사도 시대에도 계속되었고 초대교회 300여년 동안에도 계속되었습니다. 아니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사도들이 죽은 후 초대교회를 이끌었던 속사도 교부들 (Sub-Apostolic Fathers)의 글에 이단을 경계하라는 내용이 많이 나타나 있습니다. 안디옥의 감독 이그나시우스는 순교의 형장으로 끌려 가면서 일곱 개의 편지를 써서 일곱 교회에게 보냈는데 그 편지들 가운데 이단에 대한 경계를 철저히 하라고 신신 당부했습니다. 이단을 미친개처럼 피하라고 했고 이단에 대해서는 귀머거리가 되라고 경계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그 이름을 멸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사람들을 야수처럼 피해야 합니다. 그들은 간교하게 무는 미친 개와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한번 물린 상처를 치료하기란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한 분 의사가 계실 뿐입니다. 육체로 나신 분이시면서 영적인 분이시고, 태어나셨지만 출생하지 않으신 분이시고, 하나님이시지만 육체를 입으신 분이시고, 죽음 가운데 계시지만 참 생명이시며, 마리아에게 나셨지만 하나님에게서 나셨고, 처음에 수난을 당하셨지만 후에는 그것을 초월하신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이십니다.” (이그나시우스의 “에베소인들에게”) “잘못된 가르침이나 오래된 이야기로 인해 미혹을 당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우리가 아직도 유대주의의 관심을 계속 지킨다면, 우리가 아직 은혜를 받지 못했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면서 유대인처럼 사는 것은 괴상망측한 일입니다. 여러분이 어리석은 교훈에 미혹되지 않고 주님의 출생과 수난과 부활을 전적으로 확신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마그네시아인들에게”) “오직 크리스챤의 음식을 사용하십시오. 다른 음식은 삼가십시오. 이단 말입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들의 가르침을 혼합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다윗의 후예로 마리아에게서 나신 것을 무시하는 이야기에 대해서 귀머거리가 되십시오. 예수 그리스도는 참으로 출생하셨고, 참으로 먹고 마셨고, 참으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고, 참으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셨습니다. 만약 그의 수난이 가짜였다면 왜 내가 죄수가 되었습니까? 왜 내가 야수들과 싸우기를 원할 것입니까?” (“트랄레스인들에게”)
“이단은 표준과 통일성에서 이탈”
이단은 초대교회에서 계속해서 다양하게 발전하며 퍼져갔습니다. 유대주의적 이단과 헬라주의적 이단에서부터 시작한 이단은 말시온파의 이단, 노스틱파의 이단, 몬타니스트파의 이단, 마니교파의 이단, 아리우스파의 이단, 펠라기우스파의 이단 등등 갖가지 이단으로 발전하며 퍼져갔습니다. 그래서 초대교회의 교부들은 “이단 논박”이란 제목의 글들을 쓰며 이단들과의 전쟁을 수행했습니다.
여러가지 이단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기 전에 이단이 무엇인가에 대한 간단한 정의부터 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단(Heresy)과의 전쟁을 선언한 초대교회의 대표적인 신학자인 이레니우스는 그의 “이단 논박”에서 이단을 “옳은 교리의 표준에서의 이탈”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단은 주님과 사도들이 전해준 복음에서 ‘이탈’하는 것입니다. 예일 대학교의 역사신학 교수인 자로슬라브 펠리칸 박사도 그의 “초대교회 교리사”에서 이단을 “초대교회의 전통적 통일성에서의 이탈” 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초대교회를 특징 지우고 있었던 것은 구약에 대한 신뢰의 통일성이고 주님에 대한 예배와 충성의 통일성이었는데, 이단은 이와 같은 통일성으로부터의 이탈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본래부터 떠나기를 좋아하고 이탈하기를 좋아하고 다른 것을 추구하기를 좋아하는 ‘이단적’ 기질을 지닌 존재입니다. “가인이 여호와의 앞을 떠나”(창4:16).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마26:56). “후일에 어떤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미혹케 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을 좇으리라”(딤전4:1).
기독교는 주님과 사도들과 성경과 교회가 가르치고 전해준 신앙의 전통 위에 서 있는 ‘전통’의 종교인 동시에 그 물려받은 믿음의 전통을 내가 개인적으로 믿고 체험하는 ‘체험’의 종교입니다. 이 두 가지를 균형 있게 잘 조화시켜 나아가는 것이 건강하고 바른 기독교입니다. 그런데 초대교회의 이단들은 대체로 신앙의 ‘전통성’을 무시하며 ‘이탈’했습니다. 개인이나 교주나 자기 파의 독특한 교리나 '체험'을 강조했습니다. 이단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자기들만’이 구원의 참 지식이나 계시를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자기들만’이 성령의 은사들을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역사 의식이 부족하고 균형 의식이 부족할 때 이단이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대한민국이 이단의 천국이 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역사 의식이 부족하고 균형 의식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태선 집사도 처음에는 신앙생활을 잘 했는데 차츰 자기가 받은 은혜와 체험을 절대화하면서 이단의 괴수가 되었습니다. 이단의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역사 의식을 가져야 하고 균형 의식을 가져야 하고 그리고 온유와 겸손을 지녀야 합니다. ‘체험’과 ‘전통’을 동시에 귀중히 여겨야 하고 자기 신앙을 귀중히 여기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신앙과 다른 교파의 신앙도 귀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기독교는 신앙의 ‘실존성’과 함께 신앙의 ‘전통성’을 강조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이단들에 대한 강의를 정식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서론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기독교는 신앙의 ‘실존성’과 함께 신앙의 ‘전통성’을 강조합니다. 즉 신앙의 ‘체험적인’ 측면도 강조하고 신앙의 역사적이고 ‘전통적인’ 측면도 강조합니다. 기독교는 신앙의 ‘실존성’과 ‘역사성’을 동시에 주장합니다. 즉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과의 만남과 사귐의 ‘체험’을 그 본질로 삼는 동시에, 이 실존적 체험을 항상 과거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와 ‘사역’의 연속 내지는 완성으로 보고 있습니다. 개인의 ‘수직적 체험적 신앙’은 항상 ‘수평적 역사적 신앙’에 비추어 이해되고 규정 됩니다. 신약의 신도들은 그리스도와 성령을 통하여 ‘새로운’ 구원의 시대에 돌입했다는 확신과 감격을 가지고 있었음 과 아울러, 이는 오래 전부터 예언되고 약속되었던 하나님의 ‘계시의 완성’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이는 곧 선지자 요엘로 말씀 하신 것이니라”(행2:16).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가 ‘자기 안에’ 거하시며 자기가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실존적 신앙’을 강조했음 과 아울러 이 신앙은 다름 아닌 자기가 ‘물려받은’구약의 ‘역사적 신앙’에 근거하고 있음을 누누이 지적했습니다. “내가 받은 것을 너희에게 전하였노니”(고전15:1-3).
2세기 초대교회의 변증가였던 저스틴(Justin)은 기독교가 갑자기 일어난 종교가 아니고 구약예언의 완성임을 변증했는데, 저스틴은 그의 「변증서」에서 “우리가 물려받은 신앙”이란 말을 자주 쓰면서 기독교 신앙의 전통성을 강조했습니다. 초대교회 교부들 중의 교부라고 할 수 있는 이레니우스(Irenaeus)도 “유일한 참 신앙”을 변호하면서, 이 신앙은 “교회가 사도들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며 “우리가 사도들로부터 배운 것”이며 “하나님의 뜻으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전해진 것”임을 거듭 지적하면서 사도적 신앙의 전승을 강조하였습니다. 라틴 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터툴리안(Tertullian)도 “신앙과 교리의 전승”을 강조했는데 “우리 그리스도인은 우리 자신의 권위에 따라 새로운 교훈을 가르칠 수도 없고 어떤 다른 사람이 자기의 권위에 따라 만들어낸 교훈을 받아들일 수도 없다”고 말하면서 전통과 상치되는 새로운 교훈의 도입을 단호히 금지했습니다. 그런데 2세기에 일어났던 이단들은 대체로 신앙의 역사성보다는 그 실존성과 현재성을 강조했습니다. 즉 신구약과 교회의 전통적 신앙보다는 새롭고 급진적인 교훈들을 주장했습니다. 이제부터 이단들의 주장들을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말시온파(Marcionites) 이단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말시온은 소아시아 폰투스(Pontus)에 있는 시노페(Sinope)란 곳에서 그곳 감독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그의 아버지 감독으로부터 부도덕의 이유로 파문을 당하고 A.D 140년경 로마에 가서 자기 사상 체계를 세우면서 자기의 교회를 세웠습니다. 144년에 로마에서 이단으로 파문 당했으나 그는 계속 로마를 중심으로 자기의 교리를 널리 전파하여 자기 파의 교회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말시온파는 점차 교회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발전하게 되었는데 순교자 폴리캅(Polycarp)은 말시온을 가리켜 “사탄의 맏아들”이라고까지 불렀습니다.
말시온 이단의 특징은 율법과 복음의 분리, 구약과 신약의 분리 그리고 교회의 전통에서의 이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말시온은 바울의 복음을 통한 구원의 확신과 감격이 지나친 나머지 이 세상과 하나님의 창조의 세계와 질서에 대하여 그리고 구약이나 사도적 교회에 대하여 모두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영혼의 구원 문제만을 긴급하고 중요하게 여기고 다른 모든 문제들은 등한이 여기고 무시했습니다. 그는 구원을 영혼이 창조의 질서와 육체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말시온은 극단적인 이원론자였는데 두 종류의 하나님을 제시했습니다. 즉 구약의 창조주인 악한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되시는 선한 하나님으로 구별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은 선한 신인데 구약의 하나님은 율법의 신이고 전쟁의 신이고 변덕스러운 신이고 모순에 가득찬 신이고 악의 신”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성육하신 예수를 부인하며 성육하지 않은 천사 같은 그리스도를 제시했습니다. 후에 불트만이 가와 비슷한 주장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마리아의 아들로 유대 땅에 태어난 인간 예수는 참 그리스도가 아니라고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말시온은 하나님의 성육을 강하게 부인했고 그리스도의 인성도 강하게 부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참 그리스도는 육체같이 보였지만 육체가 아니었고, 사람같이 보였지만 사람이 아니었다.” “참 하나님으로부터 온 그리스도는 여자에게서 육체를 입고 날수 없었다.” 그는 천사와 같은 “육체”를 입고 완전한 성인으로 단번에 나타났는데 이와 같은 천사와 같은 “육체”를 입고 십자가를 지셨다고 주장했습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복잡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지금도 이와 비슷한 주장을 그럴듯하게 펴는 이단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단들은 알쏭달쏭한 주장들을 하는데 사람들은 그런 알쏭달쏭한 이야기에 홀딱 반하곤 합니다. 단순한 복음을 단순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은 참으로 축복받은 사람들입니다.
한 마디 더 하면 말시온은 그리스도가 “창조주 하나님을 멸하려 그리고 율법과 선지자를 폐하려”오셨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그는 구약의 의식률뿐 아니라 도덕률까지도 폐지했습니다. 구약은 “어리석은 것, 악한 것, 불명예스러운 것, 천한 것, 그리고 경멸할 것”이라고 단정했습니다. 말시온은 구약의 선지자들뿐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서 신약의 전통에서도 자신을 단절시켰습니다. 사도들 중에서 바울만이 복음을 순수하게 전달했다고 가르쳤고 다른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바울의 복음을 변질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말시온 자신에 의해서 복음이 다시 회복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말시온은 사도들 보다도 자기가 더 믿을만하다고 설파했습니다. 문선명도 그런 비슷한 주장을 했고 김기동도 그런 비슷한 주장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노스틱파(Gnostics) 이단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초대교회 시대에 노스틱주의 즉 영지주의란 말은 극히 광범위하고 다양한 사상적 경향을 지칭했던 말이었습니다. 기독교적 노스틱주의 이외에 시리아적 노스틱주의, 이란적 노스틱주의, 유대적 형태의 노스틱주의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스틱주의의 사상체계는 극히 다양하므로 그 특징을 종합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노스틱주의는 유대사상 희랍사상 그리고 동양사상의 혼합이라고 할 수 있으며, 철학과 신화, 마술과 사색이 뒤섞여 만들어진 기괴한 형태의 혼합 사상체계라 할 수 있겠습니다. 통일교의 사상체계가 이와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몬 마구스(Simon Magus)는 노스틱주의의 시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레니우스는 노스틱 이단을 반박하면서 “진리를 파괴하고 교회의 가르침을 해치는 모든 사람들은 사마리아 사람 시몬 마구스의 제자들이요 후계자들이다”고 지적했습니다. 져스틴은 시몬 마구스에 대해서 “클라우디우스 황제때(A.D 41-54), 사마리아인 시몬이란 사람이 로마에서 마귀의 능력을 힘입어 큰 이적을 행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마리아 사람들과 몇몇 다른 지방의 사람들이 그를 신으로 고백하고 예배했으며 그와 동행하던 이전에 공창으로 지내던 헬레나(Helena)라는 여자도 숭배했다”고 기록했습니다. 이 시몬파의 노스틱 이단은 이원론적 구원의 체계를 세웠는데, 구원은 육체와 이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말시온처럼 가현설을 말했는데, 만물을 회복하시고 사람들에게 구원을 주시려고 오신 분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사람처럼 보였고 수난을 당하지는 아니했지만 수난을 당했던 것처럼 보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스틱파 이단을 설파한 주동자들 가운데는 시몬 마구스 이외에 발렌티누스(Valentinus)와 바실리데스(Basilides)와 카르포크라테스(Carpocrates) 등이 있었습니다. 발렌티누스는 2세기 초엽 알렉산드리아와 로마에서 활동하면서 헬라의 이원론에 근거를 두고 “지식을 통한 영혼의 우주적 구속”을 설파했습니다. 발렌티누스파는 구원을 형이상학적으로 보며 지금 현재에도 “하늘의 휴식처 즉 풀레로마에 거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 구원에 대한 지식은 누구에게나 다 알려지는 것이 아니고 소수의 “영적 사람들”(Pneumatics)인 발렌티누스파에 속한 사람들만 소유할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바실리데스는 시리아 태생으로 2세기 중엽부터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하면서 발렌티누스파의 교리와 유사한 내용의 교리를 전파했습니다. 카르포크라테스는 극도의 방종 생활을 가르친 노스틱 이단의 괴수였습니다. 육체에 속박되어 있는 영혼만이 중요하므로 참 내가 아닌 육체는 모든 욕망을 채워도 무방하다고 가르쳤습니다. 방탕은 오히려 영혼이 해방을 얻는 길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러므로 카르포크라테스의 추종자들은 아내들을 공유하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과 육체에 대한 지나친 적대는 한편으로는 금욕주의를 다른 한편으로는 방탕의 생활을 낳게 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노스틱파의 특징들을 종합해봅니다. 노스틱파의 사상체계는 극히 다양하므로 그 특징들을 종합 요약하기란 거의 불가능하지만 다양한 사상체계들의 공통점들을 다음과 같이 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이원론적 우주관과 신관이 그 특징을 이루었습니다. 둘째, 이원론적 인간관이 그 특징을 이루었습니다. 육체는 악이고 영만이 선하다고 가르쳤습니다. 셋째, 노시스 즉 참 지식에 의한 우주론적 구원관이 그 특징을 이루었습니다. 구원은 영적 요소가 육체와 현세에서 해방되어 최고신에게로 돌아가는 신비적 상승으로 보았습니다. 넷째, 역사에 대한 부정적 판단이 그 특성을 이루었습니다. 이와 같은 비 역사성을 강조하는 사상을 후에 아리우스(Arius)나 불트만(Bultmann)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분파주의적 교만과 완전주의가 그 특징을 이루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을 두 종류로 나누고 자기들만이 감추어진 신비의 전통을 소유하고 있으며 자기들만이 완전에 이를 수 있고 자기들만이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일반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구별하여 자기들만을 완전하게 본 것은 기독교의 보편적 가르침을 파괴한 것이었습니다.
세 번째로 몬타니스트파(Montanists) 이단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2세기 중엽 후리지아(Phrygia)의 초신자였던 몬타누스(Montanus)에 의해 일어났던 종말론적이고 신비주의적인 개혁운동으로 그 특징은 1) 임박한 재림에 대한 열망 2) 예언 방언 등의 영적 은사 강조 3) 엄격한 금욕적 윤리강조 4) 세상과 교회에 대한 부정적 태도와 5) 순교에 대한 지나친 열광 등이라 하겠습니다. 우리 나라의 박태선 파와 유사한 점들이 많다고 하겠습니다. 2세기에 접어들어 재림에 대한 열망이 식어가고, 교회들이 감독을 중심으로 하는 제도적 교회로 발전하게 되었고, 교회의 도덕적 생활이 점점 이완되어갔으며, 사도시대에 강력히 역사했던 성령의 역사가 감소하게 되자, 몬타누스는 성령의 은사의 필요성과 엄격한 금욕적 생활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임박한 재림을 강조하게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약속하신 보혜사 성령이 지금 자기 자신에게 임했다고 몬타누스는 주장하며 보혜사가 임한 것은 종말이 임박했음을 가리킨다고 주장했습니다. 박태선도 그런 주장을 했습니다. 초대교회 역사가 유세비우스(Eusebius)는 몬타누스에 대하여 “그가 영에 사로 잡혀 황홀경에 빠져 이상한 소리로 중얼거리며 지금까지 교회에서 통상적으로 해온 것과 다른 모양으로 예언했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몬타누스가 두 여 제자를 세워 그들에게도 거짓 영을 부어줌으로 자기와 같이 열광적으로 때없이 지껄이게 했다.”고 기록했습니다. 저들은 또한 후리지아에 있는 작은 마을들인 페푸자(Pepuze) 와 티미움(Tymium)에 새예루살렘이 세워질 것이라고 가르치며 사람들을 사방으로부터 그곳으로 모이게 하였는데 그들의 종말론적 열망은 극심하여 그들은 이미 땅 위에 내려올 준비가 되어있는 새 예루살렘이 하늘 지평선 위에 비치어 있는 환상을 보았다고 까지 주장했습니다. 박태선이 소사의 신앙촌에 사람들을 모이게 한 것과 비슷했습니다.
몬타니스트파는 교회에는 성령의 은사가 떠났다고 주장했는데 교회가 세속화되고 도덕생활이 이완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므로 몬타니스트파는 엄격한 금욕적 윤리를 강조하며 재혼을 금했고 금식과 엄격한 참회를 강조했으며 박해시 숨는 것을 금했고 가정과 남편을 버리고 페푸자와 티미움이란 곳으로 모여들도록 권장했습니다. 자기 파에만 참 계시와 참 은사가 주어졌다는 신념은 자연히 자기들을 일반 교회와 구별하여 우월하게 보는 분파적인 독선주의를 낳게 했습니다. 교주 몬타누스는 자기 자신이 보혜사 하나님이라고 확신했고 “나는 전능하신 주 하나님이다. 나는 천사도 아니고 대사도 아니며 나는 바로 성부 하나님이니라”라고 선언했습니다. 프리스킬라(Priscilla)는 일반 교회에서 이미 떠나버린 그리스도로부터의 직접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니 “그리스도가 나에게 화려한 옷을 입은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나에게 지혜를 전달하시며 이곳(페푸자)이 거룩한 곳이며 여기에 예루살렘이 하늘로부터 내려올 것을 계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록파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막시밀라(Maximilla)는 자기가 마지막 예언자이며 “내 뒤에는 더 이상 예언이 없고 종말이 온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저들은 쓰여진 계시(성서)보다는 직접 계시를 더 높였습니다. 히폴리터스(Hippolytus)는 저들의 교만을 지적하며 “저들은 이두 가련한 여인을 사도들보다도 더 높이 과장해서 말하며, 그들 중 어떤 사람들은 이 두 여인에게 그리스도보다 더 우월한 점이 있다고 믿는다” 라고 기록했으며, 유세비우스는 “이 교만한 영이 저들로 하여금 온 교회를 모독하게 만들었다”라고 기록했습니다.
끝으로 이단들의 공통점들을 종합해보면서 마무리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단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한 마디로 ‘자기들만이’ 구원의 참 지식과 성령의 참 계시와 은사를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구원의 참 지식은 성서에서도 사도적 전통에서도 교회에서도 찾을 수 없으며 ‘자기들에게만’ 전해진 감추어진 ”노시스”를 소유하므로 얻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성령의 참 계시와 은사는 세속화된 교회에서는 찾을 수 없으며 오직 ‘자기들에게만’ 주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들은 ‘자기들만이’ 그리스도로부터의 “참 전통”을 보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신구약과 교회의 전통에서 자신들을 끊어버렸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초대교회 교부들은 이단을 반박하면서 구원의 참 지식과 성령의 참 계시는 “주님께서 사도들에게 물려주신 복음"과 “교회가 사도들로부터 물려받은 것" 이외의 다른 것이 될 수 없음을 강조 하며 “이와 같은 사도적 전통에 서 있지 않는 사람들은 구원의 진리를 발견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구원의 경륜과 성령의 참된 계시는 개인들의 특수한 열광적 운동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삼중적 사도적 전통(three-fold apostolic tradition)인 성서와 사도적 신조와 사도적 교회를 통하여 전달되며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특별히 성령의 역사가 교회를 통하여 나타나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이레니우스는 그의 「이단 논박」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리스도와의 교제의 수단인 성령은 교회 전체에 분배되었으며, 하나님께서 교회에 사도들과 선지자들과 교사들과 기타의 모든 수단들을 세우셨는데 이를 통하여 성령이 역사하신다. 교회가 있는 곳에 하나님의 영이 계시고 하나님의 영이 게시는 곳에 교회가 있고 또한 모든 종류의 은혜가 함께 하신다." 그리고 복음의 본질은 신비한 지식보다도 그리고 예언의 은사보다도 더욱 귀중한 사랑의 은사임을 강조했습니다. 이레니우스의 글을 다시 인용합니다. “참된 구원의 지식은 사도들의 교리인바, 그것의 본질은 영지보다도 귀하고 예언보다도 영화로운 가장 뛰어난 사랑의 은사임에 틀림없다.”(「이단 논박」, 4,33,8).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강의를 시작할 때 했던 말을 다시 반복하고 싶습니다. “이단은 초대교회가 부딪혔던 아주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이단은 참으로 대처하기 힘든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이단도 교회의 신앙이 순수하게 다져지고 분명하게 다져지는 기회와 방편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단들 때문에 예수님의 신성이 확립되었고, 예수님의 인성이 확립되었고, 삼위 일체의 교리가 확립될 수가 있었습니다.” 이단들 때문에 이레니우스의 정통 신학이 확립되었고, 니케야 신조가 만들어졌고, 사도신경이 만들어졌고, 어거스틴의 통합적 신학이 완성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의 손이 하나님의 교회를 붙들고 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사실 우리는 니케야 신조와 사도 신경의 신앙을 굳게 지니면 됩니다. 시도 신경의 신앙을 바로 고백하고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를 진실하게 하면 됩니다.
한 마디 더 합니다. 초대교회의 이단들은 어떤 의미에서 누구보다도 신앙이 열렬했던 사람들에 의해 일어난 사실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말시온은 소위 구원의 은혜에 너무 감격하고 소위 “구원의 확신”에 넘친 나머지 베드로도, 구약도, 복음서들도, 전통적 교회도 다 은혜에 도달하지 못하는 부족한 것들로 판단해 버렸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탄의 장자”라는 말을 들은 이단중의 이단이 되었습니다. 몬타누스는 자기 자신이 성령이라고 주장할 만큼 소위 “은혜”와 “성령”에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자기와 자기의 체험을 지나치게 내세우게 될 때 누구나 이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껴봅니다. 감정과 흥분에 치우쳐도 않고 이상한 현상에 치우쳐도 않됩니다. 사도 바울의 역설적인 고백이 복음의 본질에 대한 너무나 귀한 진리를 말해주고 있는 사실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됩니다 “이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이는 내가 약할 때에 곧 강함이니라”(고후 12:9,10). 한국교회는 무엇보다 “가장 큰 은사”인 “사랑의 은사”와 함께 "겸손의 은사"를 받아 이단 사교들과 극단으로 치우치는 인위적이고 감정적인 운동들을 바로잡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높이세우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모든 힘과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을 다짐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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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하기] 2007-04-23 18:34: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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