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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조천일 목사님”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담임)
내가 조천일 목사님을 만난 것은 11년 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마지막 8개월 동안 풀러 선교신학원에 가서 연구원(Research Associate)으로 있던 1974년 1월부터 8월까지의 기간이었다. 실은 조천일 목사님과 친척이 되는 조동진 목사님이 나더러 후암교회 교육 목사로 오기 전에 풀러 선교신학원에 가서 선교학을 연구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면을 받아들여 파사데나 풀러로 가게 된 것이었다. 나는 파사데나에 가서 지나는 동안 조천일 목사님이 시무하시던 라성 필라델피아 교회에 자주 가서 예배도 드리고 몇 번 설교도 하면서 조천일 목사님과 가까이 지냈다. 그리고 귀국한 이후에도 지금까지 조천일 목사님과 비교적 가까이 지내고 있는데 내가 만난 조천일 목사님은 성실하고 따뜻한 분이었다. 그리고 고난의 의미를 터득한 분이었다.
첫째, 조천일 목사님은 진실하고 성실한 분이다. 좀 지나칠 정도로 진실하고 성실하다. 성경중심적 신앙과 성경대로 살고자 하는 삶이 진실하고 성실하다. 주님께 대한 헌신이 진실하고 성실하다. 조목사님은 로마서 강해설교의 제목을 “헌신 충성하자”로 정했다.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종’으로서,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그리고 그리스도의 ‘특사’로서 주님께 헌신 충성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둘째, 조천일 목사님은 따뜻하고 정이 있는 분이다. 내가 파사데나에 머물고 있을 때 그리고 그 후에 나에게 보여준 조천일 목사님의 모습은 따뜻하고 정이 있었다. 뇌수정이란 병을 가지고 갓 태어난 아기 철원이 때문에 나와 내 아내가 아픔과 슬픔을 지니고 있을 때 우리들에게 보여준 모습은 따뜻하고 정이 넘쳤다. 조목사님은 교회 이름을 ‘빌라델비아’ 교회로 정하고 교회의 목표를 ‘형제 사랑’ 실천으로 삼았다.
셋째, 조천일 목사님은 고난의 의미를 터득한 분이다. 조목사님은 로마서 강해설교에서 다음과 같이 설교했다. “교회는 고난을 딛고 사는 훈련을 하는 곳입니다. 하나님은 고난을 받은 백성 고난을 이겨낸 후손들에게만 역사의 과업을 맡기십니다. 고난을 겪은 사람은 달성의 인내를 가지며 인내를 겪은 사람만이 광명을 줄 수 있습니다. 기독교는 연단의 종교, 인내의 종교, 소망의 종교입니다. 고난을 겪지 않은 신앙인들에게는 역사적 과업을 맡기시지 않습니다. 참 신앙은 고난의 도가니를 겪은, 죽음의 도가니를 통과한 신앙입니다.! ”
내가 1989년12월15일자 C.C.C 편지에 “주의 말씀, 나의 명상”이란 제목으로 실렸던 글을 여기 그대로 인용한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욥23:10). 이 성구는 1974년 8월 어느 날 미국 LA공항을 떠나 귀국길에 오르는 나에게 나성 빌라델비아 교회의 조천일 목사님이 나의 손에 쥐어주신 봉투와 함께 그 위에 적어주신 성경말씀이었다. 그 후로부터 그 말씀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말씀들 중의 하나가 되었다.
LA 공항을 떠나던 때는 뇌수정이라는 불치의 병을 가지고 태어난 9개월이 된 어린 아들 철원이와 함께 우리 4식구가 12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던 때였다. 그 후부터 만 3년 동안 철원이로 인해 내가 받게 될 고통과 아픔을 그 때는 아무도 몰랐었다. 사실 나는 그 이후부터 3년 동안 나의 일생에서 가장 심각한 고통과 아픔을 당했었다. 머리 속 뇌수의 압력이 너무 심해져 머리뼈가 벌어질 정도의 아픔을 당하면서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울곤 하던 어린 아들 철원이를 바라볼 때마다, 견딜 수 없는 아픔을 가지고 부르짖으며! 기도하던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LA 공항을 떠날 때 목회자 조천일 목사님을 통해 나에게 주신 용기의 말씀은 나에게는 너무나도 필요하고 보배로운 말씀이었다. 한 목회자의 사려 깊고 지혜로운 판단에 의해 하나님께서 은혜로 나에게 주신 복된 말씀이었다. 그 이후 3년 동안의 세월은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아픔이 계속된 세월이었으나 그 세월은 바로 하나님이 아신 세월이었고 철원이를 정금 같은 하늘의 존재로 그리고 무자격한 나를 하나님이 쓰실 수 있는 목회의 초년생으로 만들어 가신 세월이었다. 나는 그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위로가 무엇임을 체험할 수 있었고 고난 당하는 자들에 대한 목회자의 열린 마음이 무엇임을 조금씩 배워가게 되었다. 고난이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 된다는 역설적인 진리도 조금씩 발견하기 시작했다(C.C.C 편지, 1989.12.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