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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의 대변만 생각나는 한국" 국민일보(98.7.28)
김명혁 목사 (강변교회, 합동신학대학원)
뉴질랜드에 사는 한국 교민 한 사람이 몇 달전 한국의 동해안 지역을 관광하고 뉴질랜드로 돌아갔다. 교민생활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그리던 고국 산천을 찾아 돌아 본 것이었다. 그런데 그 교민이 뉴질랜드를 방문한 필자에게 토로한 고국 방문 소감은 과히 충격적이었다.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와서 머리에 오래 오래 남아 있는 것은 한국 화장실의 대변뿐입니다. 동해안 관광 지역의 어느 화장실에 들어 갔는데 화장실 아래는 물론이고 화장실의 발 놓는 곳까지 대변이 가득 가득히 쌓여 있어서 발을 올려 놓을 곳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대변을 발 놓는 곳에까지 수북이 쌓이게 싸 놓았는지 상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한국에 돌아가시면 이 사실을 문화 관광부에 꼭 전해 주십시오!"
필자는 그 교민의 고백을 들으면서 뉴질랜드의 산과 바다를 둘러 보았다. 영화 촬영을 했다는 아름다운 피아노 해변도 구경했다. 그런데 그 어느 해변에도 식당이나 위락 시설이 보이지 않았다. 바다가 오염 될 근거가 될 수 있는 어떤 시설도 설치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도시 안에 있는 하수까지 오염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것이었다. 필자가 둘러 본 시골의 화장실도 모두 깨끗했고 화장실 마다 화장지가 깨끗하게 마련되어 있었다.
뉴질랜드는 또한 새들과 물고기와 동물들의 낙원과 같았다. 수백 마리의 흰 새들이 넓은 잔디 밭에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잔디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을 제쳐 놓고 자기들끼리 마음껏 즐기며 지렁이들을 쪼아 먹고 있었다. 참새들은 과일가게에 진열해 놓은 포도 알들을 마음대로 쪼아 먹고 있었는데 아무도 새들을 쫓아 내지도 않았다. 개나 펭귄 같은 동물을 잡거나 학대하거나 상처를 입히면 벌금형을 당하고 감옥에 간다고 한다. 한번은 일본 사람이 바다에서 귀여운 펭귄 새끼 한 마리를 잡았다가 벌금형을 당하고 감옥살이를 한 후 추방되었다고 한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처럼 커다란 비전이나 야심은 없지만 카나다 사람들처럼 자연 속에서 여유를 가지고 자연과 더불어 즐겁고 만족하게 살아가는 것 같았다. 바다와 산과 들로 가득한 넓은 자연 안에서 물고기와 소들과 양들과 새들과 조화를 이루며 여유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뉴질랜드 사람들인 것 같이 보였다.
그들에 비하면 우리들은 자연을 너무나 잔혹하게 파괴하며 사는 것 같다. 화장실을 더럽히는 것은 물론 바다 밑까지 타이어 자전거 자동차로 수북이 쌓아 놓았으니 말이다. 호수 근처에는 너무나 많은 식당과 위락 시설을 즐비하게 늘어 놓고 식수를 오염시키니 말이다. 몸에 좋다면 무슨 동물이나 무참하게 살해하여 잡아 먹으니 말이다. 교민들과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 소감이 언제 가서나 달라 질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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