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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화해의 모델 손양원 목사를 추모하며" 순교회보(1998.10)
김명혁 목사 (한국교회순교자기념사업회 부이사장, 강변교회 담임)
「한국기독교순교자유족회」는 한국교회 안에 순교 신앙을 전수하고 확산하는 일에 크게 이바지해 왔다. 두 권의 「순교열전」을 출판하여 묻혀져 있던 순교자들의 삶과 죽음의 이야기들을 발굴하여 한국교회에 널리 알림으로 순교 신앙을 구체적으로 전파했다. 세속화 되어가는 한국 교회와 사회 안에 신앙 정화 운동을 펴 나아가기를 힘쓰고 있다. 지금 「순교열전」을 증보하는 일, 순교자들의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비디오에 담는 일 그리고 순교 유적지를 사적화 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순교자유족회」는 최근 순교 신앙 전수 및 확산의 일을 한국교회 전체가 함께 수행하기를 바라면서 그 명칭을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사업회」로 바꾸고 정진경, 강원용, 최 훈, 방지일, 최창근, 김의환, 박창환, 신세원, 이중표, 김상복 목사 등 교계 지도자들을 고문, 자문위원, 이사 및 임원들로 모시고 그 분들의 지도와 격려를 받으며 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새로 추진하기로 한 사업 중의 하나가 "손양원 목사 기념 강좌"이다. 주기철 목사와 함께 손양원 목사는 한국교회가 배출한 위대한 신앙과 사랑의 순교자들이다. 최근 주기철 목사에 대한 기념 사업이 활발히 수행되고 있는 반면 손양원 목사에 대한 기념 사업은 별로 활발히 추진되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사업회」는1999년도에 서울,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순천 등 6개 도시에서 기념 강좌를 개최하려고 한다. 민경배, 김인수, 김의환, 신세원 목사 등 7, 8명의 강사들이 두 명씩 짝이 되어 각 도시를 방문하여 강의하고 그 지역의 교회 지도자들이 말씀을 전하고 함께 기도함으로 순교 신앙을 전국적으로 확산해 가기를 바라고 있다. 사랑의 순교자 손양원 목사가 지난날 지나치게 반공 정신 고양에 이용된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고 하겠다. 손양원 목사는 이제 동서화해와 남북화해의 사도로 새롭게 부각되어야 할 것이다. 이 민족이 사는 길은 어떤 의미에서 용서와 사랑에 근거한 동서와 남북의 화해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이 피력한 대로 적대적인 북한에 대해 우리가 취할 태도는 여전히 "인내와 포용"의 태도이다.
우리는 지금 IMF로 인한 경제 위기에 처해 있다. 지금 우리가 사는 길은 우리 하나 하나가 밀알처럼 자기를 희생하며 이웃을 위해서 죽는 길이다. 만약 우리의 정치가와 기업인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서 밀알처럼 자기를 비우는 길을 택한다면 우리 나라와 사회는 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을 사회가 먼저 할 수는 없다. 교회가 먼저 해야 한다. 이 일은 큰 소리로 설교함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소리 없이 밀알처럼 죽음으로 되어진다. 순교의 신앙을 본받아 실천함으로 되어진다. 동서와 서동이 그리고 남북과 북남이 서로를 포용하며 화해함으로 되어진다. 극도로 세속화되고 분열되고 황폐화된 우리 사회와 교회 안에 순교 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신앙 정화 운동과 사랑 화해 운동이 뜨겁게 일어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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