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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배타성과 포용성 군복음화보(1998.12)
김명혁 목사 (강변교회, 합동신학대학원)
21세기 특징 중의 하나는 민족주의와 민족종교의 발흥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독교는 세계 도처에서 새로 발흥하는 민족주의 및 민족종교와 부딪히게 될 것이다. 기독교는 이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가?
첫째 우리는 기독교의 배타적 정체성을 분명히 나타내야 한다. 기독교는 본래부터 강한 배타적 성격을 지니면서 시작했다. 모세가 받은 십계명의 첫 계명은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찌니라"고 명령했다. 예수님은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다"고 선언했고 사도 베드로도 예수 이외에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다"고 분명히 천명했다.
필자는 귀국 후 지난 24년 동안 기독교의 배타적 및 복음주의적 정체성을 분명히 나타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해 왔다. 1975년9월 강원용 목사가 1907년 부흥운동의 전통에 서 있는 한국교회의 복음주의 선교를 "신자들의 사회의식을 둔화시키는 세뇌공작"이라고 매도했을 때, 필자는 그와 같은 편파적인 평가는 "기독교에 대한 정면적 도전"이며 "부흥운동에 대한 모독"이라고 응수했다. 1976년 7월 변선환 교수가 "예수란 말을 사랑이란 말로 해석하면 이러한 사랑은 불교에도 있고 따라서 동양에 나타난 그리스도는 보살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을 때, 필자는 "그와 같은 주장은 이미 기독교 신학자의 주장이라고 볼 수는 없고 토인비가 내 세웠던 세계 종교에 속하는 기독교 후기적 종교사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규정했다. 같은 해에 유동식 교수가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구원의 체험을 불승들도 똑 같이 체험한다"고 주장했을 때, 필자는 유 교수와 대담하는 자리에서 "그와 같은 체험이 종교 현상학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나 성경적인 기독교가 말하는 예수와의 만남의 체험은 결코 아니다" 라고 반박했다. 1980년대 초 서남동 교수가 기독교의 참 신은 짓눌리고 가난한 민중과 동일시되는 민중 신이라고 주장했을 때, 필자는 서남동의 민중신학은 "이미 신학의 범주를 넘어선 정치, 사회, 경제적 이데올로기로 변했고, 이제 하나님 신앙과 하나님 사색의 영역으로부터 사회 경제적 행동과 혁명의 장으로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아무리 민족주의와 민족종교가 발흥할지라고 기독교의 절대적 배타성을 양보하거나 약화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둘째로 우리는 기독교의 포용성을 과감하게 나타내 보여야 한다. 기독교는 본래부터 모든 족속들과 문화를 끌어 안고 변혁시켜야 할 선교의 사명을 부여받았다. 니느웨를 끌어 안아 변화시켜야 했고 로마의 백부장 고넬료의 집에 찾아가서 그와 더불어 복음 안에서 교제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때로는 일반 은총의 사회 정치적 영역에서 불신자 또는 타종교인들과 협력하며 사회 정치적 공의를 증진해야 할 사명까지 부여 받았다. 예수님은 신자들이 하나님에 대한 영적인 의무를 감당해야 하는 동시에 가이사에 대한 정치적인 의무도 감당해야 한다고 말씀했다.
필자는 십 수년전에 회장 보살 한 분을 만나 그분과 한 6개월 동안 교제한 일이 있다. 나는 그분을 존경하고 포용하면서 그 분과 교제했다. 결국 그분은 예수를 믿게 되었고 나중에는 세례를 받고 집사와 권사까지 되었다. 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강원용 목사와 몇 분의 천주교 신부들과 불교 승려들 및 그 신도들과 가까운 교제를 나누면서 그분들을 좋아하고 존경하게 까지 되었다. 왜냐하면 북한동포를 돕는 일에 쏟아 붓는 그들의 헌신적 사랑이 얼마나 순수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그들의 정열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개신교 목사들에게서 찾아 볼 수 있는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그들의 이타적 동포애의 모습에서 필자는 많은 것을 배운다. 어차피 종교 다원화된 우리 사회에서 우리는 타 종교인들과 대결하여 싸우는 것보다는 일반 은총의 사회 정치적 영역에서는 서로 포용하고 협력하면서 사회의 공의로운 질서와 평화를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복음과 사랑의 능력으로 모든 사람과 문화를 변혁시켜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땅 위에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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