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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 선교신학의 특징과 과제
김명혁 목사 (합동신학대학원, 강변교회)
1. 복음주의 신학의 특징
복음주의 신학이란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하고 사도 바울이 체계화한 구원의 복음을 천명하는 신학으로 종교개혁자들에 의해 주창되었고, 18, 19세기 부흥운동에 의해 강화되었으며,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1952년에 재 조직된 「세계복음주의협의회」(WEF) 와 1974년에 조직된 「로잔세계복음화 위원회」와 관련하여 발전되고 있는 신학이라고 하겠다. 현대 복음주의 신학은 1) 십자가의 복음, 2) 중생의 체험, 3) 성경의 권위, 4) 성경적 성결, 5) 전도와 봉사 등을 그 특성으로 삼으며 발전하고 있다.
2. 복음주의 선교신학의 특징
현대의 급진적인 에큐메니칼 선교신학을 1948년에 조직된 「세계교회협의회」(WCC)와 관련하여 발전된 사회 정치 참여적 및 범 종교주의적 선교신학이라고 한다면, 현대의 보수적 복음주의 선교신학은 휫튼 선언(1966), 프랑크푸르트 선언(1970), 백림 선언(1973), 로잔 언약(1974), WEF 바젤 서신(1976), WEF 리벤젤 선교위원회(1979), 검소생활 허드슨 국제대회(1980), 로잔/WEF 그랜드 래피드 신학위원회(1982), 로잔 II 마닐라 선언(1989), 아시아선교대회(1990) 등과 관련하여 발전된 개종과 구원, 복음전파와 교회설립, 사랑의 봉사와 사회 정치 참여 등을 그 특징으로 삼고 있는 선교신학이라고 하겠다.
3. 로잔 언약에 나타난 복음주의 선교신학의 특징
로잔 언약에 나타난 복음주의 선교신학의 특징들을 항목별로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목적은 세상에서 하나님의 백성을 불러내고 그의 증인으로 세상에 다시 보내어 그의 나라를 확장하고 그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다. 2) 성경의 영감과 권위를 믿는다. 3)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보편성을 믿는다. 4) 복음화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죄를 위해서 죽으셨다가 살아나셨다는 복된 소식을 전하므로 회개하고 믿는 자로 하여금 죄 사함과 자유함을 얻게 하는 것이다. 5) 복음화와 사회 정치 참여가 그리스도인의 의무임을 확인한다. 6) 교회의 봉사적 사명 중 복음화의 사명이 우선적임을 믿는다. 7) 교회의 가시적 일치가 하나님의 뜻이며 복음화는 일치를 요구한다. 8) 복음화를 위해서 동 서의 교회가 파트너십을 이루어야 하며 교회와 단체들이 협력을 이루어야 한다. 9) 인류의 2/3가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하고 있음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교회와 단체들이 미전도 종족의 구원을 긴급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해야 한다. 10) 전도자들은 문화를 전파하는 대신 인격의 신실성을 지니고 복음을 전파해야 하며 문화를 변혁시키고 풍요롭게 해야 한다. 11) 전도와 선교는 교육과 훈련과 양육을 진흥하여 현지인 지도자들을 육성해야 한다. 12) 우리는 항상 세상의 악한 세력들과 영적 전투를 하고 있으므로 진리와 기도의 무기를 가지고 영적 전투에 임해야 한다. 13) 우리는 국가의 지도자들이 "유엔 인권 선언"에 따라 신앙과 종교의 자유를 부여할 것을 기도하며, 신앙으로 인해 박해를 당하는 자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그들의 자유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14) 우리는 성령의 능력을 믿으며 성령이 바로 선교의 영이시고 선교는 성령 충만한 교회로부터 시작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이 교회에 오셔서 열매와 은사들을 나타내 주시기를 기도할 것을 촉구한다. 15) 우리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믿는다. 재림은 복음화를 촉구하며 초림과 재림 사이의 교회는 선교에 전력해야 한다.
4. 마닐라 선언에 나타난 복음주의 선교신학의 특징
마닐라 선언에 나타난 복음주의 선교신학의 특징들을 항목별로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1) 21항목의 선언 : 우리는 성경 안에 하나님의 뜻과 선교의 명령이 나타나 있음을 확인하며 성경의 복음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영속적인 메시지임을 믿는다. 우리는 인간이 죄인이며 예수 그리스도만이 죄를 사하시는 구속주 이심을 믿는다. 우리는 다른 종교와 이념들이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다른 길들임을 믿지 않는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며 모든 불의와 억압을 배척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그리스도에 대한 성령의 증거가 복음화에 필수적이며, 성령의 능력으로 말씀을 전파하고 항상 기도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모든 교회와 신자들에게 그리스도를 세상에 전파할 사명을 주셨으며 인종과 성과 계급의 장벽을 너머서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복음 선포자들이 성결과 사랑의 본을 나타내야 하고 사랑의 봉사를 실천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교회와 단체와 기관들이 복음화와 사회적 행동에 있어서 시급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세계복음화가 긴급한 일이며 미전도 종족을 전도하는 일이 가능한 일임을 믿는다. 우리는 고난 당하는 자들과의 연대를 확인하며, 하나님께서 지금 전 교회가 전 복음을 전 세계에 전파하도록 부르신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이 오시기까지 복음을 충실하고 긴급하고 희생적으로 전파하기로 작정한다.
2) 전 복음 : 전 복음은 하나님의 구원의 좋은 소식이고, 하나님의 왕국의 설립이며, 악의 세력에 대한 하나님의 최후의 승리이다. 하나님은 세상이 시작되기 전에 구원을 계획하셨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구원의 계획을 실현하셨다. 우리는 (1) 인간의 죄성, (2) 현대를 위한 복음, (3) 그리스도의 유일성, 및 (4) 사회적 책임을 믿는다.
3) 전 교회 : 전 복음은 전 교회에 의해 선포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모두 복음 전파의 사역에 참여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그러나 성령의 도우심이 없이는 모든 전도의 노력이 무용하다. 변화된 삶보다 복음을 힘있게 증거하는 것은 없으며 협력은 복음화에 필수적이다.
4) 전 세계 : 전 복음이 전 교회에 위임된 것은 복음을 전 세계에 전하기 위해서 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현대의 세속적 압력을 거부하면서도 그리스도의 주권을 현대 문화 전역에 연계하도록 선교에 진력해야 한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 후 2천년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인구의 2/3가 아직도 그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사실을 우리는 크게 부끄러워한다. 서기 2천년은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도전을 주는 이정표가 된다. 그리스도는 모든 족속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우리들에게 명하신다.
5) 결론 : 기독교 선교는 긴급한 과업이다. 우리는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모른다.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다. 우리는 로잔에서 "온 세계의 복음화를 위하여 함께 기도하고 계획하고 일하자"고 서약했다. 마닐라에서의 우리의 선언은 "전 교회가 전 복음을 전 세계에 전하도록 부름을 받았으므로, 그리스도가 오시기 까지 모든 필요한 긴급성과 연합과 희생으로 그리스도를 전하자"는 것이다.
5. 현대 복음주의 선교신학의 과제
1) 복음화와 사회 정치 참여
20세기 초기부터 중반기까지 복음주의자들은 주로 전도와 선교와 교육에 관심을 나타냈고 사회 참여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1970년 대 초기부터 복음주의자들이 사회적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는데 보다 적극적인 관심의 표명이 1973년 "시카고 선언"과 1974년 "로잔 언약" 언약에 나타났다. "로잔 언약" 제5항은 "크리스챤의 사회적 책임"에서 20세기의 서구 복음주의 전통이 사회복음주의에 대한 반발로 "크리스챤의 사회적 책임을 등한히 하고 복음화와 사회적 관심을 상호 배타적인 것으로 간주해 온 것을 참회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복음화와 사회, 정치적 참여가 크리스챤의 의무의 두 가지 부분임을 주장한다"고 천명했다.
그랜드 래피드 신학위원회 모임(1982)은 "복음화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복음주의적 확약"이란 선언문을 채택했는데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사회 활동은 복음화의 결과와 목표로서 복음화를 뒤따르고, 또 복음화의 다리로서 복음화를 선행할 뿐 아니라, 또한 복음화의 동반자( parterner) 로서 복음화와 동반한다. 그것은 가위의 두 날이나 새의 두 날개와 같다. 이 동반관계는 복음을 선포하셨을 뿐 아니라 또한 주린 자들을 먹이시고 병든 자들을 고치셨던 예수님의 공적 사역 가운데 분명히 나타났다. 그의 사역 가운데 선포와 봉사는 병행되었다.... 그는 또한 우리를 선포하고 봉사하도록 세상으로 내 보내신다 ... 이것은 그것들이 서로 동일시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복음전도는 사회적 책임이 아니며, 또 사회적 책임이 복음전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각은 상대방을 포함한다."
복음화와 사회참여와의 관계의 문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물론 우리는 복음화의 우선권을 인정하며 복음화와 사회참여의 과업을 불가분적으로 그리고 동시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원리적으로 말할 수 있으나 그것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며 구체적으로 그 수행 방법이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것이 기가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항상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한 복음화와 사회참여의 과업을 올바로 수행하는 것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과감하게 수행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2) 정복과 봉사
19세기까지의 복음주의 선교는 복음선포에 의한 영혼구원과 교회설립에 치중했는데 다분히 식민주의적 정복의 성향을 나타내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현대의 일부 급진주의적 선교 신학자들은 "기독교 선교는 이제는 영혼들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십자군 운동이나 정복운동으로 보아서는 않된다"고 지적하며, 현대의 바람직한 선교의 목적을 개종이나 회심에 두기 보다는 증거와 봉사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주장은 다분히 종교다원적 보편주의로 기울어질 우려가 있지만 동시에 복음주의적 선교가 지나치게 인격 및 문화 정복적인 경향을 띈 것을 반성하게 하기도 했다고 하겠다. 따라서 복음주의 선교의 대변자 격인 영국의 죤 스토트 박사는 선교의 본질과 모형을 막10:45절에 묘사된 그리스도의 섬김의 삶과 사역에서 찾으려고 했다.
복음주의 선교신학이 영혼구원과 교회설립을 선교의 본질적인 과업으로 삼는 것은 극히 옳고 타당하지만 다분히 인간 및 문화 정복적 경향과 교파 확장적 열정을 지니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복음주의 교회들은 이와 같은 정복주의적 경향을 의식적으로 자제하고 이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구제와 섬김의 사역이 때로는 복음 선포적 구원 사역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구제와 섬김의 사역이 영혼을 구원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3) 종교다원주의와 종교배타주의
현대 선교가 당면한 심각한 문제의 하나는 종교다원주의와 종교배타주의이다. 종교다원주의는 신학적으로 계시와 구원의 보편성을 주장하고 기독교의 배타적 유일성을 부정하며 종교적 공존과 연합을 추구한다. 종교 배타주의는 배타적 민족주의에 근거하며 타 종교의 자유를 억압한다. 복음주의 선교신학은 신학적 종교다원주를 거부하며 그리스도의 배타적 유일성과 기독교의 계시와 구원의 절대성을 주장 한다. 그러나 복음주의 교회는 다원화된 현대 사회 안에서의 평화적 공존을 위하여 타 종교와의 정치 사회적 측면에서의 대화와 협력을 시도하는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복음주의 교회는 종교배타주의적 지역에서 박해를 감수하면서도 세계교회 및 정부들과 연대하여 인권 및 종교의 자유의 증진을 위하여 노력하며 선교사역에 임해야 할 것이다.
4) 교회와 단체
19세기 부흥운동에 근거한 현대 복음주의 선교는 개인적 및 자발적 동기를 중시해 오면서 전통적인 제도적 교회 보다는 자발적 의지의 개인들이 모여 구성된 선교 단체 중심의 선교를 보다 선호하게 되었다. 물론 이는 전통적인 제도적 교회들이 선교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데 대한 정당한 반발이었고 이것이 선교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게 한 방편이 된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결국 로잔 세계 복음화 운동은 개인 또는 단체 중심의 선교운동으로 발전해 갔다.
그러나 오늘에 이르러 선교의 주체와 기구가 다시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선교에 있어서 개인과 단체들의 전문적인 역할이 요구되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개인과 단체는 교회를 세우고 교회와 협력하는 유기적 지체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선교를 수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5) 교회와 종말
선교의 목적은 이 땅에 교회를 설립하며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나라를 가져오는 일이다. 교회가 하나님 나라와 동일시 될 수는 없으나 하나님 나라의 과도기적인 모형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선교는 교회와 종말적으로 도래할 하나님 나라와의 긴장관계의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타계적 종말주의도 지양하여야 할 것이며 현세적 왕국주의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 현대 복음주의 선교가 새롭게 강조해야 할 것은 종말론적 행동주의 또는 종말지향적 현세변혁주의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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