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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성가대는 크리스마스와 관련한 ‘오라토리오’니 ‘칸타타’니 하는 긴 곡을 연습하느라 고생을 한다. 한편 같은 교회 어느 곳에선 나이 어린 목소리들의 캐롤 연습이 한창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연습하는 이런 음악들, 즉 ‘오라토리오’, ‘칸타타’ 또는 ‘캐롤’은 각기 어떻게 다르며 무엇을 이르는 말일까? 그리고 그런 종류의 음악만이 ‘크리스마스 음악’일까?
이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크리스마스 음악’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간간이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 무슨 무슨 합창단의 ‘오라토리오’ 연주에 관한 광고를 만나게 된다. 성탄절이면 의례 연주되는 이 ‘오라토리오’는 간단히 말해 ‘성경적 내용을 갖는 절약형 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 오페라 공연에는 음악적인 요소 이외에도 무대나 의상 등의 여러 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력적인 수고를 제외하고도 엄청난 비용이 들게 된다. 하지만 ‘오라토리오’는 별다른 무대나 연기와 의상이 없으므로 매우 ‘경제적’이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오라토리오는 시대를 불문하고 많은 교회들이 자주 연주해 왔으며, 또 그러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들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헨델의 ‘할렐루야’는 그의 유명한 오라토리오 ‘메시야’ 중 한 곡이다. ‘성탄절이다’하면 대개의 교회성가대가 이 곡의 일부분만을 절기 찬양으로 준비하는데 이는 전곡을 연주하는 데에는 비교적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궁정과 교회가 아주 친밀했던 시절 궁정교회의 작곡자였던 헨델이 작곡한 작품으로 성탄절을 위해 작곡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가사의 내용이 예수님의 전 생애를 다루고 있어서 성탄절과 부활절에 특히 많이 불려진다. 또 ‘메시야’만큼 빈번히 연주되지는 않지만 J.S. 바하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도 성탄절에 아주 적합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신앙 좋고 성실한 작곡가였던 헨델은 잘 알려진 ‘메시야’ 이외에도, 성탄절과는 직접적인 내용상 관련은 없지만, ‘사울’, ‘이집트의 이스라엘’, ‘입다’라는 이름의 오라토리오를 그 비슷한 시기에 작곡하기도 했다.
또한 ‘오라토리오’와 구분이 어려운 ‘칸타타’는 문자 그대로 ‘노래(cant 혹은 chant)’를 이르는 말로 ‘교성곡(交聲曲)’이라 부르기도 한다. 특히 우리가 교회에서 들을 수 있는 칸타타는 ‘교회 칸타타’로 구별해 불러야 음악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보다 정확한 명칭이라 할 수 있다. ‘교회 칸타타’는 일반적으로 교회성가대가 구사할 수 있는 독창, 이중창 및 다양한 중창, 그리고 합창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의 노래 모음으로 성경적 내용을 그 가사로 하는 것들을 이르는 것이다. 따라서 성탄절뿐만 아니라 부활절, 감사절 등 다른 절기를 위한 교회 칸타타들이 여러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오라토리오’나 ‘칸타타’에 있어서는 궁정교회의 합창단과 악단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던 헨델과 바하의 작품이 수나 질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하여 그 명성을 자랑했다. 특히 모험적이고 장난스럽기까지 한 바하에게는 ‘커피 칸타타’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세속적인 작품도 있다.
조금은 더 가볍고 한층 대중적인 ‘캐롤’은 우리 음악의 ‘강강술래’와 같이 즐거운 축제 중 원을 돌며 부르는, 후렴구가 따르는 노래들을 이른다. ‘캐롤’이 대중적이다 보니 간혹 세상 사람들은 성탄절의 진짜 주인인 예수님보다는 산타클로스를 그 주인공 자리에 옮겨 놓는 내용의 가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 가사의 내용에 무심한 채로 구분없이 캐롤을 예배에서 연주하는 것은 엄밀히 볼 때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물론 성탄절의 풍경을 그리거나 산타클로스가 가사에 나온다고 다 옳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따라서 ‘캐롤’은 가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배를 위한 음악이기보다는 성탄절 문화를 위한 음악으로 구분하는 것이 맘 편할 듯하다.
현대에 와서는 음악의 형식이나 형태로 종교적 작품을 가리지는 않는다. 요즘은 더욱 더 다양화된 장르의 새 음악들이 하나님과 여러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주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으며 그러한 기독교 문화 사역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악 성가라든지 가스펠 랩이라든지 하는 식의, 어쩌면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의 음악으로까지 그 범위가 넓어져 가고 있다. 그로 인해 ‘크리스마스 음악’도 매우 풍부해졌다. 매우 다양한 종류의 ‘크리스마스 음악’들이 있지만 블루스 타입의 노래인 CCM(Contem- porary Christian Music) 가수 에이미 그란트가 부른 ‘I’ll be home for Christmas’도 ‘크리스마스 음악’이라면 ‘크리스마스 음악’이다. 물론 국내의 CCM 가수들도 부지런히 새로운 노래로 성탄절을 찬양하고 있고 또 올 크리스마스에도 새로운 찬양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크리스마스 음악’도 있겠지만 이제는 ‘크리스마스’하면 떠오르는 음악이 많이 다양해 졌다. 자신이 특히 좋아하는 모양의 찬양을 듣고 부르며 성탄절을 기대하며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역사가 흘러 오면서 점점 더 다양하고 풍성해진 ‘크리스마스 음악 메뉴’에 대해 2000번째 생신을 맞으신 예수님도 더욱 즐거워하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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