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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적으로 私見인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살아 있을 때 두 사람을 미워한 것 같다. 김대중과 장준하가 아닌가 싶은데, 특히 장준하에 대해서는 열등감을 느끼며 미워한 것 같다.
장준하는 박의 집권 당시 의문의 죽음을 당하여 그 영혼을 더럽히지 않은 채 맑은 별과 같은 인물이 되어 민족사 뒤 켠에 떠 있다.
장준하는 1918년 평북 의주에서 기독교 목사인 장인식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41년 일본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학병으로 끌려가는 바람에 졸업하지 못했고 훗날 한국 신학교에 편입하여 졸업했다.
비슷한 연배의 박정희가 가난을 이기지 못하고 일본국 만주 군관학교에 입학한 반면, 44년 장준하는 일본군대를 탈출, 중경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참여하여 독립의식을 고취하는 잡지를 발간하고, 다시 광복군에 입대, 이범석, 김구 등과 조국의 해방을 위해 만주 벌판을 헤매었다.
28세였던 45년 이범석 장군과 서울 여의도 비행장에 착륙 일본과의 전투를 시도했으나 일본군에 저지를 당했다. 외세에 의해 갑작스레 일본이 패망하고 장준하는 미군 군정에 의해 임시정부의 권위를 묵살 당한 채 김구의 비서로 초라하게 귀국했다.
ꡒ나의 실패한 인생은 그날로부터 시작됐다.ꡓ고 훗날 회고했다.
그러나 장준하는 스스로 세운 이상과 원칙에 몸서리칠 만큼 충실한 사람이었다.
입으로는 반일을 외치면서 정권 확보를 위해 친일계를 정권에 편입한 이승만의 이중성을 비판했고, 일본 식민지하에서 자진해서 일본 육사에 입학한 박정희는 민족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는 것으로 시작, 박정희 정권에 저항했다.
53년에는 당대 최고의 지성지 〈사상계〉를 창간, 자유민주 反독재에 헌신했다. 유명한 김지하의 시 〈오족〉도 사상계를 통하여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62년 한국 최초로 막사이사이상 (언론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자신의 평생이 돌베게를 베고 잔 야곱처럼 고단한 삶이었다고 말했지만 야곱보다 더 험난한 질곡의 삶을 살았다. 75년 등산길에 암벽에 떨어져 죽은 시체로 발견됨으로 돌베게를 베고 잠들게 되었긴 하지만.
박정희가 가난과 체념에 찌든 민족을 일의켜 민족사에 새 장을 여는 경제적 대업을 이룩했으면서도 조언이나 이유 있는 저항을 물리치고 눈앞의 아첨과 맹종을 택해 고독하게 멸(滅)해 갔다면 장준하는 지성의 본체라 할 수 있는 책을 만들면서 자신을 가난하고 핍박받는 자들의 地境을 세움으로써,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외곬수의 생을 살았지만 추기경에서 노동자에 이르는 진정한 동지와 친구에 둘러싸여 세상을 떠났다.
어쨌든 시대의 양극단에 서서 장준하는 두려움 없이 박정희를 비판했고 박도 철저히 그를 응징했다.
국가 원수 모독, 3선 개헌 반대, 유신반대, 긴급조치 위반 등 박 정권 아래서 10여 차례나 투옥되었고 〈사상계〉는 필진이 글을 주려 하지 않았고 광고주는 떨어져 나갔으며, 사람들이 드러내놓고 읽는 것을 꺼릴 정도가 되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간되었다.
․티없이 흰 피부, 우뚝 선 콧날에 귀족적 용모를 가진 장준하는 아주 엄격하게 매를 맞으며 자란 구도자적 품위로 늘 경건했다.(시인 고은)
․가정에 충실했고 이성에 대해선 뜬소문이라도 휩쓸린 적이 없었다.(김동길 교수)
․장준하는 지독히 가난했다. 지갑 자체를 가지고 다니지 않았고, 주머니에 돈을 넣고서 있는 대로 썼다. 자신은 양복 한 벌을 20년을 입으면서 새로 입사한 가난한 사위에게 새 양복을 사주었다. 모처에 연행되었을 때 호주머니에서 10원 짜리만 나와 취조관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생활이 어려워 세 아들이 대학에 가지 못했다. 사글세방에서 부인이 조화를 만들어 팔아 연명했다.(소설가 박경수)
그가 죽었을 때 상가에 가는 사람들은 자신이 먹을 라면과 소주를 직접 가져 가야했다. 그의 영구차가 그의 집 앞을 지날 때 생전에 그를 따라다니며 감시하던 경찰이 차를 향해 거수 경례를 부쳤다.
ꡒ역사의 똥인 전쟁 그 가장 더러운 동족상잔을 우리가 청부맡아 했다. 인류사에 무슨 낯을 들 수 있으랴.ꡓ
ꡒ모든 통일은 좋은가? 그렇다. 통일이상의 지상명령은 없다. 통일로 갈라진 민족이 하나가 되는 것이며, 그것이 민족사의 전진이면 당연히 모든 가치 있는 것들은 그 속에 실현될 것이다. 공산주의는 물론 민주주의, 평등, 자유, 번영, 복지 이 모든 것에 이르기까지 통일과 대립되는 개념인 동안은 진정한 실체를 획득할 수 없다. 모든 진리, 모든 도덕, 모든 선이 통일과 대립하는 것일 때는 그것은 거짓 명분이지 진실이 아니다. 통일은 우리의 희생, 현재의 나의 희생을 요구함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이 희생은 보다 가치 있는 삶과 세계로의 전진임은 물론이다. 나의 사상, 주의 , 또한 나의 지위, 재산, 나의 명예가 진실로 민족 통일에 보탬이 되지 않는 분단체제로부터 누리고 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를 과감하게 희생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위대한 자기 희생 없이 통일은 결코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은 나의 것이 아니며, 언젠가 민족 앞에 희생해야 할 것이다.ꡓ
(장준하의 遺稿-민족주의자의 길)
* 참고서적: 장준하 자서전 〈돌베게〉, 法頂 외 〈인간 장준하〉, 이상우 〈박정희 시대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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