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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계절과 함께 한해도 저물어가는 때 송파구 문정동에 소재한 훼미리 구역을 찾았다.
봉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구역식구도 적어서 부끄럽다고 극구 사양하시는 구역장인 김광자 집사님을 이미 편집회의가 마친 상태에서는 안 된다는 반 협박으로 취재를 허락받았다.
훼미리 구역은 구역장이신 김광자 집사님댁, 곽현희 집사님댁, 사현자 집사님댁 이렇게 세 가정으로 이루어진 구역이다. 많지 않은 식구 탓만은 아니겠지만 구역식구 중 한 분을 찾으면 늘 세 분을 함께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다정하시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세분 모두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청담동에서 부터 강변교회 다니기 시작하신 교회 초기 성도들이다.
삼십대 후반을 전후한 집안 살림살이에 고운 때가 묻은 주부들이었던 세 분이 이제 어언 이십 여 년의 세월을 훌쩍 넘어 며느리와 사위를 보고 손자까지 둔 할머니들이 되셨다.
김광자 집사님은 남편 되시는 신덕용님과 (아드님 신재호씨는 결혼 후 분가) 따님 선희씨와 세 식구가 살고 계신다. 두 분은 결혼 후 지금까지 부부싸움을 한번도 하지 않으셨다는 믿어지지 않는 일화가 있으시다.
기: 김 집사님은 부부싸움을 않으시는 특별한 비법이 있으시면 공개하시죠?
김: 글쎄요 특별한건 없고 남편이 화났을 때 대항하지 않는거죠 뭐. 그리고 우리 남편이 착한 편이예요.
(가볍게 말씀하시는 이면에는 상대편의 기분을 헤아릴 줄 아는 지혜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황: 남편에게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면?
김: 강변교회 초기에 학습을 받고도 (함께 받으신 분 중에는 장로님도 계신다) 아직 세례를 받을 생각을 않아서 속상해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일 낮 예배는 참석하지만 요즘은 백두대간 종주 하느라 집에 있지 않아요.
또 아들(신재훈 집사)이 하던 사업의 부진으로 강변교회 가기가 부끄럽다고 사랑의 교회로 가 버려서 마음이 쓰인답니다.
(신덕용님도 시간이 지날수록 세례를 받기가 쑥스러우신가 보다. 목사님과 장로님들의 적극적인 권유가 있으시면 가능성이 있을지…)
곽현희 집사님은 부군이신 안창회님과 (따님인 태경씨는 출가) 청년 3부 소속으로 성가대 로 봉사하는 아드님 태건씨와 세 식구가 사신다.
기: 곽집사님은 강변교회에서 믿음생활이 처음이신가요?
곽: 그렇진 않아요 35세 때 후배 소개로 처음 신앙을 가졌고 강변교회는 청담동에 살던 86년에 새벽예배를 보기 시작하다가 87년부터 정식으로 나오기 시작했어요.
황: 부군이신 안창회님은 결혼 전부터 믿으셨나요?
곽: 웬걸요. 제가 남편의 전도를 위해 새벽기도와 금식기도 등 나름대로 애썼죠.
85년경 남편 직장이 있는 울산에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고 그곳에서 학습과 세례를 받았어요 지금은 주일은 꼬옥 강변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드린답니다.
사현자 집사님은 (대규, 유진, 준규 3남매는 출가) 대법관을 지내시다 변호사를 개업하신 김형선님과 오붓하게 살고 계신다.
황: 사 집사님은 언제부터 신앙을 갖게 되셨나요?
사: 저는 모태신앙이었어요. 강변교회는 삼익아파트에 이사 온 78년 상가 3층에 걸린 교회 현수막을 보고 처음 올라갔어요. 그때 11명이 모여서 예배를 보고 있었어요.
(비록 초라하지만 이런 처음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도곡동 강변교회가 있을 수 있었으리 라)
황: 남편이신 김형선님은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고 계시나요?
사: 저는 신앙적으로 도움이 된 것은 없고 혼자서 성경 구절을 외우고 적용하더군요
기: 남편에 대한 불만은 없으신지?
사: 여러 가지로 제가 부족한 점이 많은 데 함께 살아주는 것이 고마울 뿐 이예요.
(요즘 신세대 아내들은 이해가 잘 안갈 듯)
황: 요즘 새 가정을 꾸민 젊은 부부들에게 들려주실 말씀은?
사: 집안에서 남편을 무시하면 밖에서도 제대로 뜻을 펴지 못하죠.
곽: 요즘 젊은 부부들을 보면 부러워요. 저도 처음 하나님을 영접했을 때의 첫사랑을 다시 회복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애기를 갖기 전에 신앙을 가진다면 태교에도 좋고 기도로 양육하면 참으로 바람직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황: 이젠 자녀들도 다 컸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으시죠?
곽: 그렇지도 않아요 자식이란 결혼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평생 A/S해 주어야 하잖아요? (웃음)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들의 평생 보호자인 것과 같겠죠?
(세분 모두 적극 공감하신다)
김: 젊어서 애들 키울 때 보다는 시간여유는 있지만 지금은 나이가 많아지니까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요. 젊었을 때 바쁜 중에도 성경암송하고 바자회(중부시장까지 가서 북어사서 강정도하고 전도 부치고)를 열심히 했는데 지금은 그때의 3분의 1도 못해요
뭘 보고자하면 안경을 써야하고 열심으로 못하니 하나님과 교회에 죄스럽기만 해요.
곽: 마음은 있는데 집에서는 기도와 성경읽기가 잘 안돼요. 기도와 성경 읽기에 소홀하면 마음도 괴롭고 영육이 피곤해 지는 것 같아요. 젊은 시절 연세 든 권사님들이 눈 밝을 때 성경 많이 읽으라고 하신 말씀을 이제야 알 것 같네요.
사: ‘어둔밤 쉬 되리니 ~ 일할 수 있을 때 힘써 일하자.’는 찬송가가 이제야 실감이나요.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기회가 닿을 때 성경공부하고 봉사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기: 구역 식구들에 관해서 한 말씀을 하시면?
곽: 우리 구역 집사님들의 믿음의 연륜은 그냥 쌓아지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하나님의 자녀 된 성품이 몸에서 배어나는 것 같아요.
사: 김 집사님은 구역장일도 열심이시고 음식도 잘하고 모든 일에 앞장서 일하세요.
김: 사 집사님은 성품이 모난 데가 없고 열심인데 건강이 좋지 않아서 걱정이예요.
식구 수가 적어서인지 믿음 안에서 사랑하면서 살아가고 언제 만나도 편한 정말 가족같아요.
(멀리 이사 가서 다른 교회로 옮긴 길현옥 집사님과 김영미 집사님(이용환집사님)이 나가신 후 구역식구가 줄어든 것이 아쉽지만 서로 아끼는 마음이 그대로 나타난다.)
황: 강변교회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김: 오래된 신자도 사랑받기를 원해요. 요즘 목사님은 너무 새신자만 챙기시는 것 같아요?
(세분 모두 웃으며): 그래요 옛날 신자도 좀 챙겨 주시면 좋겠어요.
(담임 목사님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듯)
곽: 동네 교회는 새벽예배만 빠져도 관심을 가져 주는데 강변교회는 그런 점에서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김: 우리들은 괜찮지만 남편들에게 교회에서 좀더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어요.
(하나님과 목사님 앞에선 성도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어린양임이 틀림없는 듯하다.)
추신:강변교회 부탁의 말은 싣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 있었지만 가족같은 강변교회 식구들은 이해하리라 생각하고 삭제 하지 않았음을 양해 바랍니다.(지난 호에 .실을 예정이었으나 지면관계로 이번 호에 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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