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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근우가 당당히 중등부 임원으로 선출되었다.
솔직히 중등부 임원선거 결과가 나올 때 까지는 근우가 임원으로 선출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냥 다른 학생들과 잘 어울려서 건강하게만 자라주었으면 싶었을 뿐인데….
아니, 뭐라고…
성민이가 고등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고? 처음에는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돌이켜 보니, 제1남전도회가 강남 보육원의 중,고등학교 남학생들을 만나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햇 수로 3년이나 되었다.
당시 제1남전도회는 좀 더 실제적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할 곳을 찾다가 마침 지역 내에 소재한 강남보육원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 청소년 자녀를 둔 회원들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아이들의 “아빠”노릇을 자처하기에는 무척 조심스러웠기 때문에 일 단 일정액(월2만원 정도)의 용돈을 매월 통장으로 송금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접촉해 보기로 했었다.
그 후, 각 회원들은 간헐적으로 후원학생들을 만나 함께 식사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집으로 초대하기도 하였으며. 어떤 때는 후원 학생에게 옷을 사 주기도 하는 등 개인 적인 만남의 넓이와 깊이를 더 해 갔다.
또한, 회원들과 학생들이 함께 땀을 흘리면서 청계산 등산을 한 후 닭 백숙을 먹기도 하고, 때로는 돼지 갈비를 뜯으면서 조금 씩 서로를 알아 가는 과정을 거쳤다.
아무런 조건 없는 인격적 만남이 조금 씩 진전됨에 따라 아이들의 마음도 조금 씩 열려갔고, 우리의 마음도 함께 열려 갔다.
물론, 그 과정에서 준회원격인 안방마님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음은 두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던 중 2006년 3월 경 처음으로 우중이와 성하가 중등부에 나오기 시작했다. 교회 나오는 것이 후원의 조건은 전혀 아니었는데도 스스로 중등부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그 후 아이들이 한 명씩, 한 명씩 교회로 나오더니 어느 덧 보육원의 중, 고등학교 남학생 전원이 강변교회로 나오게 된 것이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물론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존 교회 아이들의 거부 반응도 있었고, 마치 물과 기름마냥 그들은 서로 하나 되지 못하고 겉도는 양상도 자주 눈에 띄었다.
예배시간에 때로는 큰 소리로 잡담을 한다거나. 일제히 엎드려 자기도 하고, 어떤 때는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예배도중 나가서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었고……. 한 마디로 예배 분위기가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랬던 아이들이 어느 덧 중등부의 임원도 되고, 주보를 만들기도 하고, 찬양 팀의 일원이 되기도 하다니!
그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나 어찌보면 이제부터가 정말 시작인 것 같다.
이제 겨우 보육원 학생들과 남전도 회원, 그리고 기존학생들이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뿐이다.
이제 이들은 영적인 성장기에 들어섰다. 그 동안 제1남전도회원들의 관심과 중, 고등부 선생님들의 사랑 속에 마음 문을 열었다면, 이제부터는 그 안에서 마음껏 자라가야 할 때이다. 더욱 더 조건 없는 사랑과 한없는 관심, 그리고 안타까움으로부터 비롯되는 “교회’의 중보기도가 필요할 때이다. 그들은 그것을 먹고 자랄 것이기 때문이다.
가끔씩 이들 청소년들의 10년 후, 15년 후 모습을 그려 볼 때가 있다. 그리고 나의 10대시절과 지금의 모습도 교차시켜 본다.
오늘 나는 다시금 마음의 다짐을 새롭게 해 본다. 지금 당장 성숙한 모습, 풍성한 열매를 바라는 것은 순전히 나의 욕심, 어른들의 욕심일 뿐이라고…….
조건없이 그저 바라보고, 때로는 오래 참으며 기다릴 줄 아는 우리 어른들의 넉넉한 사랑 속에서, 그리고 말없는 중보기도속에서 그들은 오늘도 무럭무럭 자라갈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