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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8일 저녁예배 때는 우리 유년부 아이들의 특송이 있었습니다.
이번 겨울 성경학교 때 배운 “십계명” 찬양과 율동을 신나게 발표했지요. 얼마나 열심히 땀을 흘리며 연습을 했던지 남건이는 연습이 끝나자마자 글쎄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어려워도 하나님 주신 계명이니……” 특송이 끝나고 아이들이 인사를 마치고 제 자리에 앉은 후에도, 전 어찌나 손이 아프도록 크게 오래도록 박수를 쳤는지, 주위 성도님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아이들, 정말 잘 했지요, 그렇죠?
집에서 제 별명은 “고슴도치”입니다. 5,000여개나 된다는 가시로 가족들을 찌르냐고요? 그건 아니고요, 혹시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함함하다: 털 따위가 보드랍고 반지르르하다)라는 속담을 아시는지요? 누구든지 제 자식은 다 귀여워한다는 의미이지요. TV에 아무리 멋진 꽃미남이나 미인이 나와도 전 막무가내로 “우리 아들 딸”만큼 잘 생기고 예쁜 애들은 없다고 잘라 말하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이 머리가 커가면서 이런 무조건적인 칭찬에 흐뭇해하는 대신 “엄마 눈에만 그런 거예요~” “누가 들을까 창피해요, 온 동네 사람들이 저희가 전교 1등하는 줄 알잖아요~”란 핀잔이 되돌아왔지만, 전 지금도 여전히 “우리 아들딸이 최고”라는 자부심과 긍지속에 삽니다. 그리고 객관성없는 이성적이지 못한 그 칭찬 덕분에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가출” 한 번 하지 않고 잘 자라 주었다고 굳게 믿습니다.
지난 4년 동안 극진한 정성으로 유년부를 섬기셨던 “영원한 우리 유년부 부장님”이신 박영희권사님을 돕기 위해 올해 유년부 부장을 맡으면서, 전 이제 교회에서도 사랑스런 우리 유년부 아이들의 “고슴도치 엄마“가 되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년부 아이들이 고슴도치를 닮았다는 뜻은 결코 아니고요, 실제로도 나무랄 데 없이 귀하고 예쁘지만, 행여 조금은 부족하고 조금은 어설픈 면이 있더라도 무조건 감싸고 품어 안고 칭찬하고 격려하려한다는 뜻입니다.
가정마다 자녀들이 하나 둘 밖에 안 되다 보니까 아이들이 수많은 어른들 틈에서 어른들의 목표대로 완벽을 지향하는 교육을 받게 되고, 지나치게 많은 지도와 제재 가운데 오히려 어린아이다운 순수한 웃음을 잃고 있지는 않은지 염려되는 까닭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어린아이의 해맑은 웃음이 아닐는지요? 말 못하는 갓난아기의 웃음이 우리의 마음을 녹이고, 또 마음껏 뛰어놀면서 신나게 웃는 아이들의 커다란 함성과 웃음소리는 우리의 마음까지 행복이 가득하게 만들어 줍니다.
“선생님, 저 오늘 예배 시간에 마귀가 시키는 대로 조금 떠들었어요~” 자수하던 진명이, 엄마가 유년부 선생님이라서 어깨에 힘이 들어간 근호, “있잖아요, 저희 집에 정말정말 기쁜 일이 있어요. 그런데 말하면 안 돼요. 비밀이거든요~” 제가 그 비밀(동생이 태어날 거라는)을 단번에 알아맞히자 울상이 된 성환이, 여름 캠프가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만 더 자고 가자”고 조르던 찬민이, “마법 천자문”을 엄마에게 상으로 받았냐고 물으니까 “사실은 제가 떼써서 사 주셨어요” 수줍게 고백하던 사랑스런 완이, 누나와 언니가 없어도 이젠 혼자서도 잘 하는 의젓한 준모와 채린이, 태경이와 서희, 코미디언 되는 게 꿈이라는 씩씩한 진섭이, 벌써 두 자리 수 뺄셈을 머리(손가락 발가락 수를 세지 않는대요!)로 하는 천재 기준이, 놀이동산에서 “팽이 그네”라는 놀이기구를 타며 무서워 떠는 제게 “선생님, 하나도 안 무서워요. 잠깐 하늘을 나는 꿈을 꾼다고 생각하면 되요~”라고 위로해준 똘똘이 은지, 씩씩하다는 칭찬 한 마디에 매운 콩나물국밥을 국물까지 남김없이 먹어서 배탈날까봐 조마조마한 귀여운 영서, 저와 함께 눈썰매를 타고는 “우리가 1등으로 내려왔지요~ 그쵸?” 신이 난 축구부 수연이, 주일학교에 빨리 오고 싶어서 선생님이 데리러 가실 때까지 못 기다리고 큰 길을 몇 번이나 건너서 혼자 일찍부터 달려오는 소은이, 선생님보다 10분이나 먼저 나와 기다리는 박호, 모두모두 우리 유년부의 보배입니다.
지금은 아직 어리지만, 유년부 초등부 중고등부를 거치면서, 선생님들의 사랑과 기도를 먹고 자라면서, 10여년 후면 저들이 다시 선생님이 될 테고, 또 그 후엔 얼마나 크고 위대한 하나님의 일꾼들이 될지 전 감히 상상하기도 벅찹니다.
이 어지럽고 악한 세상 가운데서 우리 아이들이 우리 교사들의 품을 거쳐 가면서,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넉넉히 이겨낼 힘과 용기와 격려와 지지를 얻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다음에 우리 나이의 어른이 되어서도 힘들 때면 간간이 꺼내볼 수 있는 아름답고 따뜻하고 행복한 유년의 추억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부모님들, 우리 아이들과 그의 친구들이 예수님께로 나오는 것을 늘 격려해 주시고요, 또 우리 아이들과 함께 뒹굴며 함께 자라가는 행복한 동반자, 주일학교 선생님으로 헌신해 주세요. 그리고 날마다 주일학교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성도님들의 사랑과 관심과 기도에 마음깊이 감사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