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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겨울의 끝자락이 남아 있는 3월의 마지막 주일 오후 3시
강변교회 소식지 2002년도 장로님 방문 시리즈로 본 교회 제 1호 장로님이신 안 장로님과 그의 부인되시는 조 권사님을 모셨다. 항상 온 몸에서 부드러움이 묻어나는 안 장로님은 우리 교인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분이시다. 하지만 오늘은 장로님과 가정을 냉정하게 파헤치리라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인터뷰에 임했다.
지난 해 선교여행 중 피곤 때문에 생긴 눈병에도 불구하고 여행의 분위기를 위해서라면 토프리스 차림의 그리스 미인을 감상한 탓이라는 억울한 누명도 즐겁게 감수하시는 장로님은 담임 목사님과 함께 나이를 불문하고 우리들의 아버지와 같이 푸근함과 부드러움이 넘치시는 분이시다. 하지만 부드러움 속에 감추어진 하나님 일에 대한 강한 추진력이 없었다면 오늘 도곡동의 강변교회가 있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사: 귀한 두 분을 모셔서 영광입니다. 우리 교인들이 너무 잘 알고 있는 강변교회를 대표하는 장로님이시지만 오늘은 여러 가지 저희 성도들이 궁금해 하던 점을 여쭙겠습니다.
조: (웃으시며)어째 떨리는데요
사: 강변교회와는 어떻게 처음 인연을 갖게 되셨나요?
안: 김명혁 목사님(이후 김 목사님으로 호칭)과는 고등학교 대학시절 신앙생활을 같이 하면서 주일 학교 봉사도 같이 했었죠. 그러다가 졸업 후 학교에 취직하면서 20년간 하나님 품을 떠나 방황했었습니다. 주님 품으로 돌아오려는 마음은 있었지만 뚜렷한 계기가 없었어요. 늘 김목사님 소식을 궁금해 하던 중 79년 존경하는 박윤선 목사님 조카 되시는 김선도 목사님을 만나게 되어 김목사님 근황을 궁금해 하니까 김목사님이 계시는 신학교를 알려주어서 반가운 마음으로 전화하고 신학교로 찾아가서 만나 뵙고 여러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저의 요즘 신앙생활을 물으셔서 쉬고 있다고 말씀드린 즉 놀라시며 다음 주 압구정동에서 첫 예배를 드린다고 말씀하셔서 우리 부부가 함께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사: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방법은 참으로 묘하시군요. 우리를 즐겁게 만드는 영원한 에피소드이죠. 이번에는 강변교회 건축위원장으로서 오늘의 도곡동 강변교회 건축에 대해서 여쭤 보겠습니다.
안: 투병생활(92년)중 6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고 건축위원장을 내어놓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김목사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어요. 지금도 왜 허락 않으셨는지 의문이 갑니다. 건축기간 중 건강이 좋지 않아 몹시 힘들었지만 성도들의 뜨거운 협조 덕분에 건축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러나 1년 6개월 만에 끝날 줄 알았던 건축이 자꾸만 미루어질 때는 힘이 들었지만 이스라엘 민족을 광야에서 인도해 내시는 하나님을 생각하고 용기를 내었습니다.
사: 여러 가지로 많이 힘드셨겠지만 건축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안: 교회 건축의 모든 진행은 제 주장보다 건축위원들의 100% 찬성할 때만 진행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배관 파이프를 노출한 것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옆 건물 일부(1/4)를 살 수 있었는데 건축에 바쁜 탓으로 사지 못한 것과 옆의 불교 회관도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이제 2차 건축헌금을 시작했지요.
사: 목사님께서는 영적인 눈으로 모든 것을 내다보시고 장로님께서 충분히 감당하실 것을 아셨나 봅니다. 이번에는 장로님의 개인적인 일을 여쭈어 보겠습니다. 부인이신 조 권사님을 언제 만나게 되셨는지요?
조: 안 장로님을 처음 만난 것은 대학 졸업 후 교사 모집을 하는 학교에 지원을 했는데 당시 취직난으로 지원한 사람이 많았는데도 나를 뽑아주셨어요.
사: 한 눈에 장로님이 권사님을 찍으셨나 보네요.(장로님은 빙긋이 웃기만 하신다.)
조: 호호호 글쎄요 처음에는 늙어 보여서 결혼 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총각이더라구요
사: 결혼은 언제 하셨는지요.
조: 10년 이상 교제를 하다가 나도 학교를 옮기고 장로님도 무역, 출판업 등 여러가지를 하셨어요. 결혼은 70년도에 했습니다.
사: 장로님께서 부인이신 권사님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안: 내가 병을 얻고 모든 사회적인 일을 쉬게 되고 조권사가 혼자서 교사 일을 하랴, 가정을 돌보랴 바쁜 중에도 건강이 좋지 않은 나를 구하랴 수고가 많았어요. 내가 무뚝뚝하여 표현을 못하지만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장로님의 말씀에 권사님께서 상당히 감동을 받으신 듯)
조: 장로님이 무심하고 감정이 없는 사람같이 느껴졌는데 오늘 결혼 후 처음 듣고 보니 쑥스럽기도 하고 실감이 안 나네요. 그 동안 입시생인 고3의 중요과목인 국어를 맡아서 아침 7시부터 보충수업 하느라고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점이 많았는데도 이해해 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결혼 때 친정 아버지의 부도로 아무 것도 준비 못한 채 빈 몸만 갔는데 조금도 탓하지 않고 늘 변함없으신 것이 감사해요.
사: 지금 가족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조: 위로 딸과 아들 하나가 있고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우리 부부 여섯 식구가 살고 있어요.
사: 요즘 노인문제가 아주 심각한데 시어머님 친정어머님 두 분을 모시고 함께 사시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우인 것 같아요. 함께 사시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조: 친정어머니는 82세 되셨는데 내가 어렸을 때 몸이 약했고 결혼 후 학교생활과 살림에 어려움이 많아서 친정어머니가 살림을 맡아서 해 주셨어요. 살림 못하는 나를 어머니가 모시고 산 셈이죠. 시어머님은 안 장로님이 차남이어서 그 동안 형님 댁에서 살고 계셨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양로원에 모시게 되었어요. 그 이후 안 장로님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보고 두 달 후 혼자 결정하고 안 장로님과 함께 내려가서 모시고 와서 함께 지내게 되었어요. 안 장로가 너무 좋아하는 것을 보니 내가 결단을 잘 내린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사: 어려운 일이 많으실 텐데요.
조: 연세가 높으시고(95세) 워낙 조선시대적인 사고방식이 강한 분이라 쉬운 일은 아니랍니다,
안: 집사람이 많이 힘들죠. 우리 둘 다 건강이 좋지 않아요. 자기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든 형편이어서 마음은 있어도 제대로 효도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95세 되신 어머니께서 치매증상이 약간 있으셔서 엉뚱한 말씀과 행동으로 힘이 더 들어요.
사: 자녀분들이 다 성장하셨는데 자녀 교육은 어떻게 하셨는지요?
안: 우리 아들이 재수, 삼수를 해서 대학에 들어가는 등 견디기 어려운 일이 많았어요. 지금은 자기 적성에 맞는 전공과목을 택해서 이번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서 다행으로 생각해요. 아이들한테는 부모가 장로, 권사라는 것이 부담이 되어서 방황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들이 아버지가 장로지 내가 장로가 아니잖아요?’ 라는 말을 할 때는 아이들을 어떻게 신앙적으로 가르치고 본을 보여야 하나 참으로 어려웠어요.
조: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직분이 늘 짐이 되는 것 같습니다. 대학을 떨어지고 방황할 때는 많이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하나님은 기도하는 자의 자녀는 붙들어 주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경험했어요. 아들이 이번 대학 졸업 때 총장님 상을 탔고 지금 지도교수님이 아껴주셔서 학교에 남아있게 되었어요,
사: 자녀교육 특히 크리스챤 가정의 자녀교육에 대해서 도움말을 주신다면?
안: 우리가 제대로 신앙적으로 본이 되는 교육을 못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아요. 특히 저는 교회 교육부장을 맡고 있어서 책임이 막중한데도 제대로 못하고 있어요. 치신이랑 이레를 보면 부모와 새벽예배를 함께 하는 모습이 참으로 대견스러워요. 이번에 유아세례 받는 것을 보면 젊은 부모들의 많은 기도 속에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니 하나님께서 얼마나 흡족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신앙생활도 무엇보다도 먼저 부모가 아이들이 교회생활에 익숙해 질 수 있도록 본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도는 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고 기도하는 가정은 하나님께서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지요. 궁극적으로 하나님 앞에 어떻게 서느냐가 중요하지요
안: 내가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신앙을 전수 받았고 맏이인 신정이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다녔어요. 신앙을 갖는 시기도 중요하고 또 부모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 가정은 교회의 예표라고 하는데 결혼과 가정생활 하는데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세요
조: 내가 현명하게 내조를 못하는 입장에서 말할 자격이 없지만 결혼을 앞두고 인사 오는 사람들에게 하는 덕담이 있어요. “결혼하면서 자신을 포기하라”는 말입니다. 결혼은 자아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자나 여자나 똑 같죠.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아가 너무 강해요. 신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자기를 버리는 훈련을 않기 때문에 이혼을 하게 된다고 봐요. 요즘 많이 하는 황혼이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생활도 십자가 안에서 나를 죽이는 것이 아니겠어요? 나와 상대방이 서로 자아를 죽인다면 갈등이 없어지리라고 봅니다.
사: 깊이 명심해야 할 말이군요. 건강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특별히 주의 하시는 일은?
안: 건강을 위해서 특별히 하는 일은 없고 삶에 대한 애착도 없는 편이예요. 원래 누워 있기를 싫어하는 편이고 웬만한 곳은 걷는 편입니다. 하나님이 부르시면 언제든지 갈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6개월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지만 아직까지 살아있는 걸 보면 하나님께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복된 병을 주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사: 요즘 특별히 하시는 일은?
안: 지금하고 있는 일은 삼성병원의 고통받는 환자를 심방해 주고 있는데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나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그들에게 예수님을 알리고 전도하는 것이 큰 일이예요.(안 장로님께서는 본 교회 성도 여부에 관계없이 어디든지 달려가서 체험한 병력을 증거하신다.)
사: 조 권사님께서는 재직하시던 고등학교에서 퇴직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요즘 하시는 일은?
조: 2000년 8월에 퇴직했습니다. 재직하던 학교가 원래 넌크리스챤 학교계통이었는데 신우회 활동을 하면서 학교 복음화를 위해 오랫동안 기도를 했더니 기독교 재단으로 바뀌어졌어요. 8월에 퇴직하면서 학생신앙 지도를 위한 직책을 제의 받았어요. 목사님과 상의하였더니 좋은 일이지만 쉬었다가 하라고 권하셔서 2001년 3월에 다시 나가게 되었다. 원래는 성경교과가 없이 성경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3학년)해서 2002년 1학년부터 성경교과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훌륭한 성경교사도 들어왔어요. 이제 젊은 사람들한테 비켜주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사: 장로, 권사라는 직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 위험스러운 직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신도나 새 신자들에게 부담스러워요. 신앙이 좋아서 된 것이 아니라 나이로 어쩌다가 된 것 같아요. 새 신자들에게 본이 되지 못해서 부끄럽고 직책에 대한 회의감도 들어요.
안: 많이 부담스러워요. 차라리 장로라기보다 평신도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내 직분은 집사라고 생각합니다. 장로는 세워주었기 때문에 순종하는 마음에서 감내하고 있습니다.
사: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장로님이나 권사님들은 믿음이 남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랜 신앙생활 중 슬럼프에 빠졌다든지 하실 때 어떤 방법으로 극복 하셨는지요?
안: 제가 20년 동안 하나님을 떠난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CCC 회장으로도 20년 동안 있었구요. 김 목사님께서도 제가 쉬리라고 생각 않으셨죠. 내가 20년 동안이나 왜 쉬게 되었을까? 돌이켜 보면 다니던 교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붙들어 주었더라면 방황하지 않았거나 방황이 짧아지지 않았을까? 그러나 방황 중에도 성령님께서 함께 하셔서인지 내가 언젠가는 가야 할 텐데 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지요. 이제 내가 장로로서 성도들을 챙겨 주어야하는데 책임을 다 못하고 있어요.
사: 믿지 않는 남편 때문에 안타까워하는 여성도들에게 도움말을 주신다면?
조: 남편의 성격은 부인이 제일 잘 알죠. 끊임없는 간절한 기도와 미소 애교가 통하는 남편이 있는가 하면 부인이 가자고 해서 마지못해(가정의 평화를 위함이라는 명목) 나오는 분도 있지만 남편의 성격에 맞게끔 최선을 다하고 합심 기도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아요. 솔로몬이 하나님의 백성을 재판하는 지혜를 달라고 한 것처럼 잔소리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겠죠.남편도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노력하는 성숙한 인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 강신현 집사의 예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정말이지 강집사가 요즘처럼 이렇게 변하리라고 예측을 하지 못했어요. 가정에서 지혜로움과 기도덕분이 아닌가?(강집사는 본 기자의 남편이다. 쑥스러워서 삭제하려 했으나 조 권사님의 강권으로 삭제 않음을 이해바라며 강집사가 변한 것은 아내인 나의 공이 아니라 담임목사님, 김봉화 사모님, 장로님, 권사님 그리고 눈물로 기도해주신 여집사님들의 눈물어린 기도덕분이라는 것을 밝혀두는 바이다.)
안: 여자들이 교회의 일에 너무 빠져 남편에게 소홀히 해서는 아니 됨은 물론이고 그들을 잘 섬기면서 현명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사: 도곡동 교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 하나님께서 아름다운 한강이 바라보이는 청담동을 두고 이 곳 도곡동을 주신 것은 하나님의 계획이신 것 같습니다. 와서 보니까 탄천이 옆에 흐르고 강남불교문화원이 옆에 있어요. 저는 강남불교문화원을 여리고성이라고 생각하고 옆 건물(베로니카)을 아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호수아가 여리고성을 무너뜨리고 아이성을 무너뜨린 것처럼 이곳에도 그런 역사가 일어나리라고 생각합니다. 도곡동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이 되기 위해 우리의 많은 기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안: 이 시대에 좋은 교회를 만난다는 것은 큰 축복이예요. 강변교회에 김목사님 주심을 정말 감사드려야 합니다. 김목사님 사역연한이 5년여 밖에 남지 않았는데 앞으로 김목사님보다 더 좋은 분이 오셔서 우리 성도(후진)들을 잘 인도해 나갈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김목사님이 마무리하시는 단계에서 진액을 쏟아 부우시는 설교를 하시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우리가 본받아 신앙생활을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사: 앞으로 계획하고 계시는 특별한 일이 있다면?
안: 2003년은 안식년입니다. 안식 후 2004년에는 재심을 받고 싶고 65세 되면 정년이니까 젊은 분들에게 물려 주고 싶습니다. 하나님께 간구하기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장로로서 교인들에게 본을 보이는 장로상이 되어야 하겠고 건강을 주셔서 10년간의 건축을 할 수 있도록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꼬옥 드리고 싶습니다.
사: 시간 내어주시고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나다
(오늘의 강변교회가 있기까지는 자신의 목숨보다도 하나님과 교회와 성도들을 더 사랑했기 때문임을 새삼 깨달았다.)
정리 : 황국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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