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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강변교회를 떠나 이 곳 말레이시아에 온 지도 벌써 6년이 지났습니다. 정말 긴 시간이 흘렀는데도 작년 년말 쯤에 서울에 다녀오는 길에 교우 여러분들을 만났을 때 모두들 너무나도 반가웠던 예전 모습 그대로여서 긴 시간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바로 엊그제 일 같이 여겨졌습니다.
얼마전 일입니다. 이 곳에 계신 어느 목사님에게 제가 서울에서 다니던 교회가 ‘강변교회’라고 소개했더니 교회이름이 참 아름답다고 하셨습니다. 아마도 강변교회 교우님들의 신앙생활의 모습을 보고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며 그 모습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셨을 거라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 시간도 여러분들의 정성스럽게 교회를 섬기는 모습이 그리고 늘 기쁨으로 신앙생활 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저는 이곳에 와서 말레이시아 텔레콤 본사 사옥 신축공사의 책임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건물 규모는 지하 4층에 지상 77층으로 꽤 높은 건물이고 건물 전체 높이가 310m나 됩니다. (63빌딩 높이 249m)
특히 건물 모양이 아주 특이한 형태로 되어 있는 빌딩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고 이 나라에서는 벌써부터 명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바다에 떠 있는 배의 돛 같기도 하고 설계자의 말은 죽순의 이미지를 묘사했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기도하기 위해 가지런히 모은 두 손의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아니 차라리 그 모습이라고 믿고 싶었고, 이 거대하고 엄청난 일이 성공적으로 완성되고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졌으면 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얼마 전 저와 같이 근무하고 있는 직원 중 한사람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제가 교회를 다니면서 기도해서 그런지 항상 어려운 문제들이 닥쳐도 나중에 보면 잘 해결되어 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고 스스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때의 분위기로 봐서 꼭 제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초고층건물이고 건물형태가 특수해서 공사 중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고 24시간 철야작업으로 공사를 치뤄 나가야 했던 일, IMF사태로 겪은 어려움, 외국인들간의 자기 이익을 위한 갈등과 대립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끊이지 않아 잠을 못 이룬 적도 여러 날이었지만 기도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완공을 눈앞에 두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의 능력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는 저를 아는 여러분들의 기도의 덕분이라 믿습니다. 또한 어려움이 닥치고 걱정스러운 일이 생길 때면 새벽기도회에 나가는 부끄러운 모습에도 그래도 사랑해 주시는 주님이 너그러우심에 감사드릴 뿐입니다. 뿐만 아니라 잠 못 이루는 저를 위해 시시때때로 책도 읽어주었던 김충자 집사님의 기도도 주님께서 들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 완성된 건물을 바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5월에 김명혁 목사님께서 세계복음주의협의회 일로 이 곳 쿠알라룸푸르에 오셨을 때 이 건물을 방문하시고 사진도 찍으셨습니다. 오랜만에 목사님과 많은 시간을 같이 할 수 있는 특권도 누리고 우리 강변교회 교우님들 소식도 많이 들을 수 있어 우리 부부는 참 좋았습니다.
사랑하는 강변교회 교우님들, 그야말로 강변에 심기운 나무처럼 여러분들이 신앙과 가정 생활이 늘상 푸르게 활기차고 하나님 은혜 가운데 건강과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2001년 7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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