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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도 더운 7월 주일날 오후, 예배에
참석하시는 것만으로도 우리 마음을
든든하게 하시는 김동연 집사님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오늘 따라 모시 한복을 깨끗하게
차려 입으신 모습이 유난히 깔끔하시다.
황 안녕하세요? 더운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 집사님을 뵈면 저희 교인들은 박금자 권사님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박 권사님이 가신지가 벌써 1년이 넘었죠?
김 네, 8월 추석날이 기일이니까 1년 8개월이 된다. 박권사 큰 일 치를 때는 우리 교인들이 많이 도와주고 위로해 주어서 고맙다.
황 남편 되시는 집사님이 보신 박 권사님은 어떤 분이셨는지요?
김 박권사는 생활력이 강했다. 부지런하고 고집이 있고 한번 한다고 하면 꼭 하는 성품이었다. 내 마음대로 (하고싶은 대로) 했으면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지는 못했을 것이다. 절대 남을 의지하지 않고 독립심이 강했다. 또 하나님을 열심히 믿었다.
황 참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한 삶을 사신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여장부 같으신 품성을 가진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 해요. 요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김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서 집 앞에 있는 구룡산 줄기를 산책하고 돌아와서 아침 식사 잠깐하고 성경을 본다. 그리고 안국동 노인센타(노인 복지관)를 간다. 그곳은 하루 천 여명에게 점심을 준다.(나는 한번도 먹지 않았지만 그곳은 시설이 좋다. 강당 오락실 휴게실 교육관 장기 바둑을 둘 수 있는 곳도 있어서 가끔 바둑을 둔다. 가끔은 전철로 한바퀴를 돈다. (독립공원, 남산 등) 시간이 남아돌지는 않는다. 가끔 서예도 하고 성경 암송도 한다.
황 주일 저녁 성경 암송을 잘하시는데 특별히 긴 말씀을 잘 암송하시는 특별한 방법이 있으신지요?
김 내가 성경을 암송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억력 상실을 않으려고 금년부터 시작했다 .내 나이 81세, 성경에 강건하면 70 이라고 하지 않는가? 도대체 내가 어느 때까지 기억력이 있을는지… 내가 하면 다른 남자 성도들도 본을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제대로 암송하면 듣는 사람도 은혜를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황 박 권사님과 결혼하실 때 얘기를 들려주세요.
김 내 고향은 전남 여수인데 16살 때 일본에 가서 해방될 때까지 일본에서 있다가 해방직후 한국에 왔다. 박권사도 동경에서 학교에 다녔다. 일본에 있을 때는 서로 몰랐고 한국에 나와서 만나 결혼했다. 나는 공무원, 언론인, 시의원 등을 거쳤다.
황 신앙에서는 박 권사님께서 먼저 믿었고 집사님은 나중에 믿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 그렇다. 나는 처음에는 믿지 않았고 처음 믿을 때는 교회에도 열심히 다니지 않아서 박권사가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박권사는 결혼 전부터 믿었는데 결혼 후 나 때문에 믿지 않았다.
큰애( 미국에서 시무하고 계시는 김재열 목사)가 신학을 하고 가족들이 나갔지만 나는 안 나갔다. 조부 때부터 유교사상이 상당해서 많이 반대했다. 박권사와 논쟁도 많이 했다. 이러다가 종교 때문에 가정파탄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하나가 죽으면 가정이 화목할텐데 내가 희생해 보자.’ 하는 생각에 자의 반 타의 반 교회에 나왔는데 담임목사님이 마음에 들었다. 부흥회 목사님들같이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믿다가 시험에 들기도 하고 고향에 가서는 선영에 절을 하고 했다. 지금은 완전히 기독교인으로서 지키고 있다. 나는 처음에는 교회에 간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시골 친척들은 내가 교회에 간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황 김재열 목사님을 비롯하여 자제 분들은 몇 분이나 두셨는지요?
김 첫째는 여러분들이 잘 아는 김재열 목사이고 둘째는 자영업을 하고 셋째는 의사 넷째는 대학교수이다.
황 자제 분들을 키우실 때 특별히 신경을 쓰신 부분이 있다면?
김 자식이 어렸을 때 부모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박권사와 부부싸움을 할 때 애들이 보는 데서는 절대싸우지 않았다. 다툴 일이 있으면 밖으로 나가서 싸웠다. 아이들 보는데서 욕하고 폭력을 휘두르면 자녀들은 그대로 본받는다. 이이들은 부모 욕심보다 본인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게 해야한다.
자녀들은 내가 키운 것이 아니다. 그들이 사회에서 각자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황 김재열 목사님이 교역자가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김 김재열 목사가 고등학교 때 폐결핵을 앓아서 마산 결핵수용소에 있었는데 그때 병원이 기독교 병원이어서 믿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은 목사가 될 생각이 없었는데 박권사와 며느리가 권유했다. 나도 김재열 목사가 어렸을 때 목사가 되라고 권했다. 내가 하나님을 알아서가 아니고 그 당시는 ‘목사’라면 보통사람이 아니고 굉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시골에서는 목사가 한 군에 3-4명 정도 있었다.
요즘도 그렇지만 그 당시 목사는 상당히 존경을 받았다. 손양원 목사님에 관한 일도 잘 안다. 김재열 목사가 내가 교회에 안나갈 때 “나보고는 목사가 되라고 하시고 아버지는 왜 교회에 안 나가시느냐?”고 했다.
황 김재열 목사님의 근황은?
김 작년에 미국 갔을 때 1000여명의 교인이었고 4부 예배를 보고 있었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김재열 목사가 대견하다. 대지가 삼만 오천 평인 교회를 다시 지으려고 하는데 건축허가가 아직 안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모든 것이 사람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금년에도 미국에 오라고 하는데, 가면 애들이 신경을 쓰고 부담을 줄 것 같아 내년쯤에 가 볼 생각이다.
황 지금 식사랑 생활하시는 것은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김 아들 집에서 일을 도와주는 분이 이틀에 한번씩 와서 빨래 청소 반찬 다 해놓는다.
황 자제분들과 같이 사시는 게 바림직스럽지 않으신지요?
김 처음에는 아들집에 가려고 했으나 피차 불편할 것 같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따로 살려고 한다.
현재 생활비는 자녀들이 주는 것으로 거기 맞추어 생활한다. 내가 요구한 적은 한번도 없었고 자녀들이 알아서 준다.
황 요즘 신앙생활은?
김 박권사가 살아 있을 때는 만족스럽게 신앙생활을 못했지만 “교회에 잘 다니고 하나님 열심히 믿으라.”고 당부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
그렇지만 솔직히 새벽기도는 못 간다. 차도 없고 걷기에 15분 정도의 거리이고 강(탄천)을 건너야 하기때문에 주일 예배와 수요 예배는 빠지지 않는다.
황 저희 교회에도 믿지 않는 남편이 많이 있는데 그분들에게 한 말씀하신다면?
김 안 믿는 남편들이 처음 믿기는 힘들다. 얘기하자면 종교개혁이 아닌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생각보다 가정의 화목과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위해서 믿어야한다. 나의 가정이 화목했던 것과 아들들이 남이 부러워 할 정도로 자란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다. 내가 박권사의 말대로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믿지 않는 남편들도 언젠가는 믿을 것이다. 하나님이 역사하면 벗어날 수가 없다. 하나님을 믿어서 손해보는 것은 없고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기도의 힘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가족들과 교우들이 함께 기도하면 이루어질 것이다.
황 귀한 말씀 주셔서 감사하구요 늘 강건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2001년 7월
정리: 황국희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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