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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처럼 생각하는 선생님과 같은 무대에 선다는 것, 저는 뛸 듯이 기뻐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고3 대학진학을 앞두고 집안에서 큰아들인 제가 성악을 한다는 것에 대해 많은 반대를 했습니다.
당시엔 아버지 사업도 잘되고 있었으니 그야 당연한 일처럼 경영학이나 회계학을 하기 바랬죠. 그런데 음악이 아니면 모두 중간에 포기할 것 같다는 생각이 제 머릿속을 항상 지배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부모님은 아들의 강한 결심을 끝내 못 이기시고는 저를, 성악을 전공하셨고 조그마한 피아노학원을 경영하고 계시던 먼 친척에게 보내셨습니다. 가서 오디션을 보고 가망이 없다 하면 너도 깨끗하게 포기하라시면서 보내셨습니다. 그것만도 기뻐서 어쩔줄을 몰라 하며 오디션을 갔지만, 그 분께서 제게 하신 말씀은 곡 성악을 해야 하겠냐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분 발목을 붙잡는 심정으로 꼭 해야 한다고 매달렸습니다. “그럼, 난 너를 가르칠 자신이 없고 넌 아주 소리가 약한 테너 같은데 반대로 강질의 소리를 가진 테너한테 가서 레슨을 받으라”고 하셔서 만나게 된 분이 박치원 장로님입니다.
선생님과의 첫 만남은 제게 잊혀지지도 않는 기억입니다. 제가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는지 선생님 댁 구조는 어땠는지, 잊을 수 없을 만큼 생생하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선생님과 같은 무대에 선다는 것이 제겐 영광스럽고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서론이었습니다. 철부지 같았고 보잘것없는 녀석을 선생님께선 어떻게 보시며 인내하셨는지……. 녹음된 소리를 아무리 들어봐도 저는 좋은 것을 모르겠고 웃음이 나올 때가 여러 번인데, 선생님께선 어찌 그 소리들이 좋다고 격려하시며 용기를 주시고 참으셨는지…… 그런 생각하면 선생님 앞에서 고개조차 들 수가 없답니다.
그렇게 6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고 선생님께서 제안하신 이번 오페라에 관한 이야기는 제겐 충격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셨지만, 그날 레슨을 할 수도 없을 만큼 가슴이 쿵쾅거리고 흥분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 오페라의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저는 이 오페라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늘처럼 생각하던 선생님과 같은 무대에 선다는 것, 그것은 제가 성악을 시작하면서 언젠가는 이뤄보리라 늘 꿈꿔오던 일입니다. 그러나 정말 그런 날이 올까하며 혼자 웃기도하고 흥분도 해보는 그런 일이었답니다.
정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연습 초반에는 유학도 다녀오지 않은 학생이라는 이유로 많이 무시도 당하고 여러 가지 말들이 많아 연습을 가기가 두렵기도 했지만, 꿈을 이룬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는 일, 그 꿈을 이루기 위하여 이 정도 시련조차 이기지 못한다면 나는 여기서 멈추고야 만다. 그렇다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인간, 그저 실패한 바보일 뿐이라 생각하며 더 열심히 했습니다. 결국 공연일자를 정하는 기간까지 오게 되었는데 선생님께서 어떤 압력이라도 넣으셨는지^^ 토요일 선생님과 같은 팀에서 공연하게 된 것입니다. 집안에도 경사라며 기뻐하셨고, 저는 어찌할 바를 몰라 팀이 정해진 표를 보고는 뛸 듯이 기뻐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여느 오페라와는 다르게 돋보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돋보일 수도 없거니와 이번 오페라는 마음가짐이 달랐습니다. 선생님과 둘이 서 있는 장면이 많지는 않았지만 아는 사람들의 눈에는 그 그림이 아름다워 보이기를 원했습니다. 선생님과 같은 무대를 밟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던지요. 내 뒤엔 선생님이 있다. 또 내 앞에 선생님이 있다. 내 옆에 선생님이 있다. 아빠 앞에서 장난치는 것 같고 뛰어다니고 다리도 절고 하는 것이 얼마나 편했는지 모릅니다. 아마 선생님은 모르실겁니다...^^
내 평생에 잊을 수 없는 오페라입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일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
선생님과의 만남조차도 하나님 계획하신 일이라 생각하고 그 걸음걸음마다 함께하신 하나님의 동행을 감사합니다.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빨리 선생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도와주신 목사님과 성도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끊임없는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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