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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8일 아침 조용기 목사는 70평생을 돌아보며 자기에게는 죄 아닌 것이 없다고 조목조목 고백하면서 특히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세계를 사랑하지 못한 죄를 고백했다.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셨다는 말씀을 사람들만 사랑한 것으로 오해했고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를 포함한 모든 피조 세계를 사랑하셨다는 말씀을 깨닫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강원용 목사도 비슷한 고백을 했다. 우리 개신교 전통은 ‘은혜’만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자연을 무시하는 경향을 드러냈다. 물론 우리가 자연을 숭배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자연을 정복하고 파괴하는 것은 우주 만물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의 뜻에 반역하는 것이다. 시편 기자는 일찌기 자연 만물이 사람들과 더불어 하나님을 찬양하는 아름답고 고귀한 존재들임을 지적했다. “모든 백성과 방백과 청년 남자와 처녀와 노인과 아이들더러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하라”고 분부한 동시에(시148:13), “해와 달과 별들과 물들과 용들과 바다와 불과 우박과 눈과 안개와 바람과 산들과 과목과 백향목과 짐승과 가축과 기는 것과 나는 새들 더러 모두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분부했다(시148편).
이 진리를 일찍이 터득하고 실천한 사람들 중에 성 프랜시스와 요나단 에드워즈가 있다. 우리는 이제 자연만물에 대한 인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인도주의의 소리도 아니고 자연보호 운동의 소리도 아니고 창조주 하나님의 우주적 섭리에 대한 수용과 항복의 소리이다. 나는 2003년 5월 27일 국민일보에 “물과 흙과 공기를 사랑하며”라는 간단한 글을 실은 일이 있다. 그 글을 여기 다시 실으며 나 스스로 하나님이 우리 사람들을 위해서 특별하게 만들어 주신 물과 흙과 공기와 동물과 식물들을 사랑하며 살 것을 다짐한다.
사람은 자연적인 요소와 인간적인 요소와 신적인 요소로 지음을 받았기 때문에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인간과 조화를 이루고 그리고 하나님과 조화를 이루며 행복하게 살도록 지음을 받았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자연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첫째, 우리는 지난 5월 5일 오색계곡을 거닐었다. 강변교회의 교역자들이 어린이날 새벽기도를 마친 후 3시간 30분 만에 오색계곡에 도착했다. 오색계곡에 흐르는 물은 너무나 맑고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계곡에 엎드려 물을 그대로 마시는 사람도 있었다. 계곡 좌우에 둘러 선, 새 봄의 연 초록 옷으로 갈아입은 나무와 숲의 모습은 너무나 신선하고 너무나 아름다워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물도 흙도 공기도 숲도 맑고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맑은 물이 흐르는 오색계곡의 품과 연 초록 옷으로 갈아입은 오색 숲의 품에 안겨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너무나 좋고 행복했다. 우리는 계곡을 따라 1시간을 즐겁게 거닌 후 용소폭포에 이르렀다. 행복은 하나님의 품과 자연의 품과 동역자의 품이다. 계곡을 따라 다시 내려와 점심을 먹은 후 동해 바다로 향해 달렸다. 확 트인 동해 바다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과 몸은 도심의 공해에서 깨끗하게 되어지는 듯 했다. 어린 아이처럼 웃으며 즐거워했다.
둘째, 나는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곤 한다. 나는 바닷가를 거닐면서 바닷가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를 자주 줍곤 한다. 제주도의 해변과 괌의 해변과 태국 좀티엔의 해변과 동해의 해변을 거닐면서 쓰레기 봉지에 쓰레기를 가득 담아 호텔이나 쓰레기장에 가져다 버리곤 했다. 태국 좀티엔 해변에서는 해파리 200여 마리를 잡아 쓰레기 봉지에 담아서 호텔 직원에게 가져다 준 적도 있다. 쓰레기를 주어서 버릴 때마다 나는 기분이 좋다. 하나님이 아름답게 지은 자연을 조금이라도 깨끗하고 아름답게 보존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자연 만물을 보호하고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분부를 조금이라도 순종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 개신교는 (천주교에 비해) 개인의 영혼 구원에 치우친 나머지 자연 보호와 자연 사랑을 조금 등한히 해 왔는지도 모른다. 하나님이 깨끗하고 아름답게 만드신 물과 흙과 공기를 깨끗하고 아름답게 보존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셋째, 나는 호텔에서 침대의 시트나 화장실의 타올을 거의 바꾸지 않는다. 나는 최근에 일본을 방문했는데 사랑하는 제자 한 사람과 방을 같이 쓰게 되었다. 그런데 매일 아침 신경전이 벌어지곤 했다. 나는 침대의 시트나 화장실의 타올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쓰기를 바라는데 나의 제자는 매일 바꾸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나는 매일 아침 방을 나올 때 조금 나중에 나오면서 “바꾸지 마시오”라는 푯말을 문에 걸어놓고 나오는데 나의 제자는 내가 그것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 자기가 나중에 나오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눈치를 채고 기어코 나중에 나오면서 푯말을 걸어놓곤 한 것이었다. “지구를 깨끗하게 보존하기 위해서”라는 말을 했을 때 제자는 못마땅하게 여기면서도 할 수 없이 내 행동에 따르곤 했다. 물론 나의 제자가 나를 못 마땅하게 여기면서도 나를 마땅하게 여기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다. 나는 기분이 좋았다. 하나님이 깨끗하게 지으신 지구를 조금이라도 깨끗하게 보존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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