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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긴 설교를 듣고,
이렇게 긴 예배를 드리다니 ……
주일 저녁 시간에 성도들의
성경 암송과 어린이들의 찬양,
더욱 이상한 것은
이러한 이상한 교회가 더욱 자랑스러워져
강변교회에 온지 석달이 훌쩍 넘었습니다. 처음엔 낯설기도 하고 성도님들께서 저를 볼 때 ‘청년1부 사역자’로 보기보단 김지혜 전도사의 ‘남편’으로 보는 시선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시선이 성도님들과 관계성을 쌓아가는데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젠 그러한 시선이 결코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하답니다.
몸소 강변교회를 경험한지가 얼마되지 않았지만 강변교회는 참 이상한(?) 교회입니다. 그 이상한 점을 몇가지로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일 낮 예배가 12시에 끝나지 않는 것입니다. 한국 대부분의 교회에선 주일 낮예배가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입니다. 혹 12시가 넘더라도 10분 안팎입니다. 하지만 강변교회 주일 낮예배는 12시 훌쩍 넘어 일찍 끝나면 12시 30분, 보통 12시 30분이 넘어서 4,50분이 되어야 예배가 끝이 납니다. 처음엔 너무 익숙치가 않아서 12시가 넘어가면 시계를 계속 보게 되더군요(전도사가 너무 부족하지요?). 예배가 긴 것도 이상했지만 긴 예배에 여전히 앉아 있는 성도님들도 이상했습니다. 속으로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이렇게 긴 설교를 듣고, 이렇게 긴 예배를 드리다니 강변교회 성도님들은 참 이상하다!’
둘째, 주일에 오후예배가 아닌 저녁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한국의 웬만한 교회는 저녁예배를 오후로 다 돌렸습니다. 그 이유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만, 성도들로 하여금 저녁에 다시 교회에 번거롭게 나오게 하는 것보다 낮 예배 끝나고 점심먹고 잠시 쉬고 바로 오후예배를 드리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강변교회는여전히 한국교회의 예전 방식인 주일 저녁예배를 드립니다. 주일저녁예배에서도 이상한 부분들이 또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성도님들의 암송과 어린아이들의 암송과 찬양입니다. 한국의 어떠한 교회도 매주일 그런 식으로 드리는 주일저녁예배는 없습니다. 강변교회는 참 이상합니다!
셋째, 성도님들의 교역자에 대한 태도입니다. 강변교회 성도님들은 대부분 중산층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력이나 재력에 있어서도 어느 수준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집사님이건, 장로님이건, 권사님이건 사역자에 대해서 깍듯한 예(禮)를 표합니다. 전 목사도 아니고 강도사도 아니고 서른이 좀 넘은 전도사인데 모두들 겸손하게 저를 대해주십니다. 인간이 연약한지라 자신의 어느 정도 위치에 있으면 교만해지기 마련이고 겸손하기가 쉽지 않은데 강변교회 성도님들은 그렇지가 않더군요. 강변교회는 참 이상합니다!
넷째, 부교역자에 대한 담임목사님의 태도입니다. 담임목사님은 합신교단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어른이십니다. 그런데 모든 사역자들에게 존대하십니다. 심지어 본인의 딸 같은 사역자에게도 ‘전도사님’ 하시면서 말입니다. 신학교를 다니면서 교회의 교육전도사로 사역하기 시작하면서 목사님들께서 부교역자에 대해 존대하는 것을 보는 것이 흔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표현으론 존대의 표현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으론 그렇지 않음이 태반사입니다. 어떤 면에선 담임목사와 부교역자의 관계는 수직관계이며 하명하복의 관계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강변교회 담임목사님께서는 그렇지 않더군요. 호칭에 있어서나 마음에 있어서나 존대하시고 사랑으로 대하여 주셨습니다. 강변교회는 참 이상한 교회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한 것은 제가 이상한 교회를 참 자랑스러워 한다는 것입니다. 긴 설교와 긴 예배시간을 사모하고, 이상한 순서가 있는 주일저녁예배도 싫지 않고, 이상한 성도님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행복하며, 이상한 담임목사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이 있는 걸 보면 어느새 저도 이상한 교회의 이상한 성도가 되었나 봅니다.
주일에 12시간 넘게 교회에 있다가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에서는 거의 초죽음이 됩니다. 몸은 물에 젖은 솜덩이 같지만 마음은 그리 좋을 수가 없습니다. 주일 하루를 온전히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을 알아가는 데 집중했음으로 인해 마음은 하나님으로 충만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일을 그렇게 온전히 지킬 수 있는 것은 강변교회가 이상한 교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상한 교회 강변교회에서 이상한 성도로, 교역자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 완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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