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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수의 대학생들이 경험하는 취업준비라는 길을 나 역시도 걷게 될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특별히 다른 것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성격상 그런 것을 미리부터 계획해 놓지 않는 나의 성격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에게도 어김없이 대학의 마지막 학기는 찾아왔고, ‘남들 하는대로’ 나도 면접을 준비하고, 영어성적을 올리고,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쓰기 시작하였다
나에게 있어서 그 시기는 특별하게 힘든 시기였다.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거나 자기소개서를 궁리하는것이 힘들었던 것이 아니었다. 학교 친구들과 비교하며 또 하나의 경쟁거리를 만들고 매 서류전형결과에 일희일비하던 내 자신을 보는 것이 힘든 순간이었다. 하나님이 내가 가야할 곳을 보내실 것이라는 것을 믿지 못하고, 내 나름의 계획과 노력을 믿는 나 자신이 세상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내게는 가장 힘든 시련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나는 취업이 결정되고도 내 안의 평안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취업이 결정되기 전에는 거기에 평안이 있는 것이 아니었음을 알면서도 나는 그것에 매달리며 ‘그래도 일단 붙으면 다 괜찮아 질거야, 붙고나서 생각하자’라며 스스로 속이곤 했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취업이 결정된 후에 제 2의 슬럼프를 겪게 되었다.
엄청난 무기력함에 빠져버렸다. 학교수업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떤일에도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풍랑에 휩쓸려 가는 작은 배처럼 되는대로 살아가게 되었다. 교회에 맡겨진 직분들을 놓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과거의 경험에서 하나님이 깨닫게 하신 것이 ‘슬럼프 때에 교회일 놓으면 나중에 오랫동안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었기에 포기만은 하지 않고 겨우겨우 해 나가고 있었다.
결국엔 하나님께서 내게 맡겨주신 일들을 통해서 나를 회복시키시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하나님은 내가 회사 취업과 관계없이 어떠한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내게 맡기신 주의 일들을 통해서 가르쳐 주셨다. 내가 깨어있지 않으면 정말 하나님의 뜻을 내가 속한 청년2부 가운데서 다 놓쳐버리고 되는 대로 살아가는 청년이 되고 말겠다는 절실한 위기감을 경험하게 하셨다. 진심으로 나의 죄를 회개하고 내가 세상과 구분된 크리스쳔임을 선포했을때에야 비로소 내가 그렇게 기대하던 회복이 왔다. 비로소 평안한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온 아들처럼..
이 일을 통해 다시한번 절실하게 깨닫게 된 것이 있다. 그것은 영적으로 무너진 내 안의 평안은 인간적인 경사로 결코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남는 것 없는 코메디 영화와 같이 내게 잠깐의 스트레스 해소만을 줄 뿐이다. 주님 없으면 취업 또한 내용없는 코메디 영화나 진배없는 일시적 이벤트에 불과하다. 성령님이 내 안에 계시면 내가 취업을 하였든 하지 않았든, 지금 나의 상황에 가장 알맞고 좋은 곳으로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을 기대하게 된다.
취업은 결코 내 힘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은혜가 없었다면 그 또한 나 같은 자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님은 취업이 되었다는 그 자체가 내가 영적으로 건강하다는 사실을 증명해 줄수는 없다는 사실도 알게 하셨다. 지금의 나는 또 다른 풍랑가운데서 싸우고 있다. 아직 적응되지 않은 회사일과 교회에서 맡은 일들을 병행하는 데 있어서 서투른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나는 괜찮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성령님을 내 안에 모시는 것이다. 이 영원한 해결의 열쇠는 사용하면 할 수록 익숙해지고 더 큰 일에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놀라운 하나님의 선물이다. 내일은 더 그 큰 선물을 잘 사용하게 될 나를 꿈꾸면서, 부끄러운 나의 고백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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