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를 가기 전, 우연히 회사의 태국 고객이 ‘태국인에게 캄보디아인처럼 생겼다’고 하면 실례라고 하면서, ‘한국사람에게 중국사람 닮았다고 하면 예의가 아니지?’라고 물었다. 태국인이 바라보는 캄보디아의 경제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 당시 나는 그저 웃으며, ‘아~ 그래?’라고 대답하고 넘어갔었던 기억이 있다. 선교여행을 가기 전, 캄보디아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이랬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선입견은 없다. 기쁨이 넘치는 캄보디아 아이들의 눈과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 이런 말은 누구라도 감히 사용할 수가 없을 것이다. 아니 적어도 나에게는…….
7월부터 꼼꼼히 준비해온 미선누나의 수고와 성도 여러분들의 기도, 관심으로 수월하게 모든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여름휴가가 4일밖에 없는 나에게도 이런 멋진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기도의 힘이리라.
8월 5일 아침 9:30분경에 우리 강변 선교팀 9명(김종군 목사님, 나머지는 사진 1참고, 왼쪽아래부터 황지민, 추미선, 오은하, 권혜진, 추지영, 왼쪽 위 윤재원, 이승용, 조용진)은 공항에 모여 기도로 이 가슴 설레는 캄보디아 선교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비행기는 베트남 호치민 공항을 경유해가는 비행기였는데, 거기서 이승용, 윤재원, 황지민 이 세 사람은 베트남에서 1박 후, 8월6일 주일 오전에 내륙으로 이동하여 합류하기로 하였다. (휴가철 비행기표 매진으로 인함) 우리 6명은 약 4시간을 기다려 transit 하기 위해 공항에서 소중한 사람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갖는 등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도착한 캄보디아는 생각보다 덥지 않은 기온과 쾌청한 날씨로 우리를 맞아 주었다. 공항에는 이영룡 선교사님과 인범이 형(간사님으로 칭함)과 캄보디아 아이들이 나와서 우리를 기쁘게 맞아 주었다. 처음 방문한 소망교회는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의 변두리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다. 적지 않은 캄보디아 아이들과 낙 전도사님(현지 전도사님)의 대대적인 환영식이 있었다. 너무 감사할 따름이었다.
약 1시간 가량 머문 후에 우리는 다시 평화교회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인범 간사님이 사역하고 있는 평화교회는 소망교회에서 차로 약 1시간 가량 떨어져 있는 시골 마을에 위치하고 있었다. 전기도 없고, 수도도 개발되지 않아서, 자체 발전기를 돌려야 하고 빗물을 받아서 대부분 사용하고 있었으나, 건물은 무척이나 깨끗하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사랑이 묻어있는 교회였다.
이곳에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많이 늦은 시간이었으나, 그 때까지 아이들은 강변선교 팀을 기다려서 열렬한 환영의 찬양과 뜨거운 축복의 기도를 해주었다.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베트남으로 가서 호텔에 묵고 있을 3명이 부러웠지만, 지금은 이들의 축복을 받지 못한 3명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8월 6일 주일이다. 사택에 살고 계시는 현지 집사님의 맛있는 식사로 우리는 평화교회에서의 모든 식사를 너무나 맛있게 할 수 있어 행복했다. 우리를 위해 특별히 미역국 등 한국음식을 배우셨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강변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주일을 맞는 것이 생소한 나로서는 약간의 여유로움도 어색함으로 느껴졌다. 아침에는 메콩 강이 바로 옆에 있는 임마누엘 교회를 방문하였다.
이 지역의 복음화는 물론이며, 여름철에 지역교회 아이들을 모아 성경학교도 주최하는 목적으로 건축을 시작하였으나, 재정상의 문제로 건축이 중단되어 있었다.
우리가 차를 몰고 가자 금새 그 동네 아이들이 모여들었고, 우리는 그 곳에서 그들에게 주님께 영광 돌리는 찬양과 율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평화교회에서 11시 주일 낮 예배를 드리기 위해 돌아왔다. 예배시간은 그저 감격이었다. 거의 대부분이 아이들이었지만, 대부분 예배에 집중하고 있었다.
찬양과 기도에 익숙한 모습들이었다. 예배를 마치고 우리는 베트남에서 오는 3명과 합류하고 어제 못찾은 짐을 찾기 위해 시내로 나갔다. 이제 완전한 9명이 되어 이 선교사님, 소망교회 간사님들과 함께 즐거운 점심시간을 가졌다. 오후 4시, 소망교회 연합예배. 낙 전도사님의 설교와 각 지방교회의 성가대 및 worship dancing team이 한 주간 연습한 찬양을 하고 예배는 마무리 되었다. 우리는 다시 평화교회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입으로 몸으로 찬양하는 시간을 8시 넘어서까지 가졌다. 그리고서야 쥐고기와 함께한(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었다.
8월 7일 월요일 미술시간. 준비해간 미술재료를 가지고 혜진이와 지민이의 밥줄인 미술을 가르치는 시간을 가졌다. 투명 종이로 가방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아이들이 약 250명 가량 교회로 몰려와 즐거운 시간을 같이 할 수 있었다. 나눔의 기쁨이 이렇게 큰 줄은 생각도 못했다. 평화교회는 인범 간사님의 눈물의 기도와 땀으로 흠뻑 젖은 봉사, 희생을 통해 이루어 주신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오후에는 리더아이들의 집을 심방하였다. 캄보디아 사람들의 생활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다. 약 12집을 방문하여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부모들을 만나고 가정의 기도제목을 나누며 같이 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다. 어떤 이들은 농사를 짓고, 어떤 이들은 벽돌공장에서 근무하고, 또 어떤 이들은 가축을 키우는 등, 극히 제한적인 생계수단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었다.
이날 밤은 평화교회에서의 마지막 밤이였다. 서로 축복하고 축복을 받는 시간, 인범 간사님과 노가영 간사님(인범간사님과 같이 평화교회에서 사역하시는)을 위해 기도해주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이 아이들이 하나님 안에서 잘 양육되어서 이 교회를 바꾸고, 지역을 바꾸고, 캄보디아를 바꾸고, 동남아시아를 바꾸고, 세계를 바꿀 수 있는 아이들로 자랄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였다. 이들도 우리를 위해 축복의 기도를 하였으리라.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이 이곳 평화교회와 캄보디아 교회에 가득 차 있었다.
8월 8일 아침, 평화교회 아이들과 아쉬움을 눈물로 나누고, 각 지역교회를 둘러보았다. 우선 교회들을 알아보면, 본부 교회인 소망교회, 인범 간사님이 사역하는 평화교회, 불교의 텃세에 목숨까지 내놓고 선교하고 있는 사랑교회, 은혜교회, 섬 안에 있는 영광교회와 새영광교회, 재정비 부족으로 건축이 중단된 임마누엘교회까지 총 7개이다.
이들 교회들을 잠깐이나마 둘러보고 각 교회의 간사님들을 격려하고 서로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감동이 있는 시간이었다. 사랑교회의 경우는 매일 경찰이 교회로 찾아온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랑교회를 섬기고 있는 간사들의 생사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란다. 사람을 죽이는 일도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인범 간사님뿐 아니라 많은 한국 교회의 청년들이 이 곳에서 일생의 십일조를 드리고 있었다. 우리는 정말 이들에게 감사했다. 한국의 경제적 부흥도, 정치적 안정도 모두 이들의 이런 수고로 인해 하나님께서 한국 땅에 주시는 축복이 아닌가 생각된다.
더 많은 사람들을 주님 품으로 데려오라고, 더 넓은 지역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강한 메시지로 느껴졌다. 저녁 늦게까지 돌아보고 소망교회로 돌아온 우리는 옥상에서 간사님과 선교사님들을 위해, 또 우리 자신을 위해 뜨겁게 기도해 주었고, 서로 축복하고 사랑해 주었다.
8월 9일 캄보디아의 마지막 날이다. 일찍이 일어나 주님의 말씀을 먹고, 맛있는 육의 양식을 먹고 캄보디아를 관광하는 시간을 가졌다. 뚜어슬랭 전시관도 둘러보고, 캄보디아 중앙시장에서 쇼핑도 했다.
공항으로 떠나기 전 우리는 교회 앞 마당에 모였다. 보내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이 한데 모여 기쁨과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이 땅을 축복해 주심으로 인한 기쁨의 눈물이었고, 짧은 시간 동안 서로 섬기며 나눴던 추억에 대한 아쉬움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남겨진 사람은 남겨진 대로 떠나는 사람은 떠나는 대로 각기 발걸음을 옮겼다. 공항에 도착한 목사님은 인범이 형을 껴안고 마지막까지 참으셨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셨다. 인범이 형도 우리를 떠나 보내기 아쉬웠는지, 이번 만남이 감사했는지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결국 공항에서도 한바탕 눈물을 쏟고야 말았다. 인범이 형은 우리가 티켓팅을 모두 마치고 건물 2층으로 올라갈 때까지 밖에서 가지 못하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캄보디아의 짧은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돌아와서 바로 직장으로 뛰어가 다시 업무에 복귀해야 했지만, 이 짧은 여행이 하나님께서 준비해 주신 것이기에 더욱 감사하였고, 기도로 헌금으로 후원해 주신 김명혁 목사님과 모든 교역자님들, 장로님 권사님 강변교회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비단 캄보디아뿐 아니라, 많은 선교지를 위해, 그 곳에서 우리 대신 하나님께 일생의 십일조를 드리는 선교사님들을 위해 많이 기도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