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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 여호와는 크신 하나님이시요,
모든 신 위에 크신 왕이시로다 (시편 95:3)
산 정상에 올라 정상 정복에 대한 성취감을 만끽하며 교우들과 휴식을 취하는 도중에 어떤 집사님으로 보이는 분으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고, 그날의 아련한 기억을 되살려 몇 자 써 내려가고자 합니다.
3월1일 삼일절, 기미년 3월1일 정오, 우리 민족으로서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당시 삼천리 방방곡곡에 메아리쳤던 2천만의 함성이 지금도 내 귓가를 때리고 있는 듯한 정말 의미있는 공휴일이다. 이날 이런 역사의 의미를 뒤로 하고 우리 강변가족의 ‘춘계등반 산행’에 참가하게 되었다.
먼저, 사실 우리 교회에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입장에서, 하나님께서는 행사진행스텝의 조그만 직분을 저에게 주셨다. 제 입장에서는 부담과 함께 책임감을 느꼈다. 당일 아침 교회에 나가보니 예정 시간보다 많이 이른 시간 때문인지 어떤 성도님 한 가정만이 나와 있었다. 시간이 되어 모두들 모였고, 목사님께서 기도해주심으로 버스는 오늘의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였다. 중간에 얼마 전에 완공된 서해대교가 있는 휴게소에 정차하게 되었다. 서해대교가 있는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 정말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이었다. 그 동안 바쁜 도시생활에서의 스트레스와 해묵은 찌꺼기가 말끔히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다시 차에 올라 조금 더 가니 목적지인 예산의 덕숭산 입구에 도착하였다. 인원 점검을 마치고, 드디어 등반이 시작되었다. 해발 500m 정도 되는 산이라는데 한중턱 정도까지는 별무리가 없었는데 정상에 다가갈수록 역시나 비교적 젊은 층에 속하는 나로서도 그 동안 체력이 떨어졌는지 힘이 들었다. 결국 정상에 도착했다. 다들 서로 수고했다며 격려하고, 교제의 시간을 가졌다. 잠시 후 모두들 도착하고는 기념촬영도 하고 간식도 함께 나누었다. 목사님의 인도로 예배를 드렸는데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찬송을 부를 때는 정말 하나님께서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우리에게 허락하심을 다시 한번 감사드렸다. 내려오는 길은 고통 뒤에 영광이라고 아주 가뿐했다. 식당에서 그 지방 특유의 산채비빔밥으로 식사를 했는데. ‘묵’을 비롯한 나물 등 식사와 같이 나온 주변 반찬이 인상적이었다. 차를 들면서 성도님들과 담소를 나누며, 주변상가에서 그 지방 특산품 등 각종 진기한 물건들을 구경하였다. 그리고 오늘의 공식행사의 마지막인 ‘족구경기’가 주차장 옆 공터에서 진행되었다.
이 대목에서 먼저 성도님 여러분께 양해를 구합니다.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저는 결코 사람들 앞에 나타내 보이거나 자랑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아무래도 제가 연배가 젊은 층에 속한 탓이었던지, 어떻게 하다보니까 그날 제가 족구장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사람 비슷하게 되었다.
족구경기에서 제일 아쉬웠던 것은 마지막에 담임목사님의 팀이 열세에 몰려, 내가 대타로 들어가서 홍해가 갈라지는 것 같은 극적인 역전의 드라마를 한번 이루려 했는데 바로 코앞에서 좌절되었다.
순간 마음속으로 ‘역시 하나님께서 혹시나 내가 교만해지지나 않을까 해서 역사하셨구나’하는 생각과 ‘하나님께서는 나를 사랑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싣고, 모두들 피곤하신지 잠을 청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러나 행복한 표정의 얼굴로 보였다. 나도 잠을 청하고 나서는 차창 밖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오늘 하루는 정말 의미가 큰 하루였다. 내가 존경하고 너무나도 좋아하는 담임목사님의 교회에 새로운 가족으로 자리 매김 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내 자신은 누구인가?’ 하고 상념에 빠졌다. 이러는 동안 어느덧 교회에 도착했다.
“I can do in Jesus.”
“강변, 강변, 강변, 화이팅!”
2001년 3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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