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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예배 시작 전에 청년들이 나와서 무슨(?)노래도 부르고 집사님 권사님 하며 서로 인사도 하며 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집에 와 곰곰 생각해보니 내가 오늘 뭘했는지 다시 낯설었습니다.
저는 양재천 산책로를 자주 걷습니다. 봄에 벗꽃 사이로 피어나는 바람, 여름에 열풍에 지친 푸른 가지, 가을에 떨어지는 해, 겨울의 푸르고 시린 바람을 사랑하며 걷고 또 걸었습니다.
모든 것이 덧없고 목적 없이 뒤집어지는 것 같은 2004년 11월 어느 토요일이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운동화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길을 나왔습니다. 살짝 겨울 냄새가 나기 시작한 조금 쌀쌀한 날 이었습니다. 선경 아파트에서 서초구가 시작되는 다리 아래까지 걸으면 딱 2킬로메터 입니다. 그렇게 왕복 4킬로메터 이지요. 토요일이어서 인지 인라인 스케이트도 미끄러져가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양재천은 훈풍마저 돌고 있었습니다.
타워 팰리스를 지나고 도곡2동에 접어들어 계속 걷는데 저쪽에 둥근 탁자가 보이고 몇몇 사람들이 둘러서 있었습니다. 그냥 지나쳤습니다.
서초구 초입에서 돌아서 궁금한 마음에 다시 보니 교회 전도부에서 나와서 커피를 대접하고 있었습니다.
한 예쁘게 생긴 분이 활짝 웃으며 “원로 지도자 초청 예배”에 오시라고 팸플릿을 주었습니다. 뜨거운 커피에 새로운 여유를 찾으며 산책로 벤치에 앉아, 교회 위치와 설교 제목들을 꼼꼼히 보았습니다. 11월 21일 저녁 예배에는 박종화 목사님이 “오늘에 내일을 심어라”하는 주제로 설교를 하셨습니다. 기질이 조금 적극적인 나로서는 맹랑하게도(?)처음 가는 교회에 예배당 맨 앞줄 중앙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예배 시작 전에 청년들이 나와서 무슨(?)노래도 부르고 집사님 권사님하며 서로 인사도 하는 겁니다. 잘은 모르지만 노래도 따라하고 기도도 하고 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박종화 목사님의 설교는 아주 가슴 깊이 하나님과 예수님의 이미지를 새겨주셨습니다. Over bridge해야 영원한 생명의 나라에 드는데 ― 그 bridge로서의 예수님을 아주 알기 쉽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설교가 끝나자 담임 목사님이 소개도 해 주시고 기도도 해 주셨습니다.
감사절이라고 몇 가정이 나와서 특송을 하고 목사님이 감과 사과를 나눠 주셨습니다. 낯 설은 장면장면들이 cut 단위로 각인되며 이방인같이 뚝 찾아온 교회에서의 첫 예배가 끝 났습니다.
집에 돌아와 곰곰 생각해 보니 내가 오늘 뭘 했는지 낯설었습니다. 그리고 내일을 기약 할 수 없는 나의 모든 상황들의 고단함을 떠 올리며 강변교회의 가족이 되어 매일 매일의 새벽 예배와 기쁜 주일예배, 전도부 모임, 3월 1일 강변교회 문경새재 산행을 다녀 왔습니다. 하나님 섭리의 선하심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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